‘2018-2022 스페인의 대아시아 전략 비전’을 분석하다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16

‘2018-2022 스페인의 대아시아 전략 비전’을 분석하다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16

2018년 5월에 들어섰다. 5월에도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5.8(화) 스페인 외교부가 개최한 ‘2018-2022 스페인의 대아시아 전략 비전(Visión Estratégica para España en Asia 2018-2022’ 발표행사였던 것 같다. 스페인의 아시아에 대한 관심은 영국, 독일, 프랑스 등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늦게 시작되었다. 1980년대부터 아태시대의 도래가 이야기되고 APEC(아태경제협력)이 창설되는 등 아시아가 세계경제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었으나, 스페인은 뒤늦게 이를 깨닫고 2000년대에 들어서야 행동을 취하기 시작했다. 국민당(PP) Aznar 총리 정부 시절의 Josep Piqué 외교장관이 ‘2000-2004 아태기본계획(Plan Marco Asia Pacífico 2000-2004)’를 마련하였고, 이후 Zapatero 총리 정부에 의해 ‘아태행동계획(Plan de Accion Asia Pacífico)이 2005-2008년, 2009-2012년 연속 수립되었다. 이후 경제위기로 인한 어려움 때문인지 중단되고 있다가, 9년만에 새로운 대아시아 전략이 발표되는 것이라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 필자도 최근 대스페인 외교전략을 마련하였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행사에 참석하였다.
아시아 진출 스페인 기업들과의 경험 공유 토론회
행사는 마드리드 시내 대광장(Plaza Mayor) 근처에 있는 외교장관 공관(Palacio de Viana)에서 개최되었다. 발표회 전에 먼저 스페인 기업과 교육, 문화, 사회 기관들의 아시아 진출 경험을 공유하는 토론회가 있었다. Charles Powell 엘까노 연구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첫번째 세션에서는 Técnicas Reunidas(플랜트 건설), Gestamp(자동차 부품), Acciona(건설 및 재생에너지), CaixaBank(은행)가 각자의 성공사례를 소개하였다. David Navarro 아시아교류재단(Casa Asia) 원장이 주재한 두번째 세션에서는 El Corte Inglés(백화점), IE Business School(교육), Festival Sonar(음악), La Liga(축구)가 아시아 관광객, 유학생의 증가에 따른 유치 확대 방안과 아시아 시장 진출 방안을 소개하였다.
Alfonso Dastis 외교장관의 대아시아 전략 비전 발표
토론회가 끝난 후 자리를 옮겨 이동하니 예쁜 디자인의 발표회 행사장이 나왔다. Alfonso Dastis 외교장관, Ildefonso Castro 외교차관, Fidel Sendagorta 북미아태국장 등 많은 외교부 간부들이 참석하였다. Dastis 장관이 새 대아시아 전략 비전을 설명하였는데, 대체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2000년 대아태지역 전략 수립 이후 아시아교류재단(Casa Asia) 설립, 11개 대사관 및 총영사관 개설, 정부간 대화채널 신설 및 확대, 인프라, 재생에너지, 방산 기업의 성공적 아시아 진출 등과 같은 성과가 있었으나, 여전히 다른 EU 국가에 비해 대아시아 정책이 제한적이며, 특히 아시아의 중요성이 스페인의 정책 수립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이는 ‘기회 상실’을 의미한다고 평가한다. 향후 대아시아 전략으로 협력중점분야 선정, 스페인의 적극적 역할 수행이 가능한 EU 의제 개발, 민관협력체제의 강화를 제시하고, 정부 외교정책위원회(Consejo de Política Exterior)가 부처간 대아시아 정책을 조율하도록 한다.
대아시아 전략 비전을 좀더 자세히 살펴 보면, 스페인의 대아시아 수출이 전체 수출의 10%에 불과하여 EU 평균인 20% 까지 확대하고, 브렉시트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투자 대상지로 스페인의 장점을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EU-아시아 국가간 FTA 체결과 아시아 관광객 및 유학생 유치 확대의 중요성도 눈에 띈다. 개별 국가별 전략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스페인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와 신 실크로드(일대일로) 이니셔티브가 언급되고 있으며, 한국은 과학기술혁신, 교육, 관광 분야의 주요 협력대상국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아시아 전략 비전 발표 행사장
행사는 스페인에 거주하는 중국, 필리핀 음악인과 스페인 연주자들의 합동공연으로 끝났다. 이어서 오찬이 있을 예정인데 잠시 휴식 시간이 있어, Dastis 장관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했다. 지난 3.20(화)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신건물 개소식에서 잠시 인사를 했지만, 다시 한번 필자의 소개를 하고, 이번 대아시아 전략 비전을 통해 한-스페인 관계도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스페인 정부가 신속하게 환영과 지지 성명을 발표하였고, 특히 Dastis 장관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지지 입장을 표명해 주어 대단히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였다. Dastis 장관은 최근 양국간 교류와 협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필자에게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힘써 달라고 당부하였다. 또한 자신이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매우 고무되어 정부 성명외에 트위터를 통해서도 입장을 표명하게 되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 구체적 결실을 맺기를 희망한다고 답변하였다.
Alfonso Dastis 외교장관과 환담
오찬은 몇개의 테이블로 나누어 진행되었는데, 아직 신임장도 제정하지 않은 신참 대사인 필자는 파키스탄 대사와 함께 거의 말석에 배정되었다. 다행히 Camilo Villarino 장관 비서실장과 Miguel López-Quesada 헤스탐프(Gestamp) 대외협력 이사가 같은 테이블에 있어서 여러가지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Villariano 실장에게는 신참 대사로서 외교부 동향에 대해 궁금한 점을 많이 질문하였는데, 이후 Josep Borrell 장관, Arancha Gonzalez Laya 장관 재임시에도 계속 비서실장을 맡은 능력있는 외교관이었다. 헤스탐프는 스페인 제1의 자동차 부품 글로벌 기업으로 한국에도 2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López-Quesada 이사는 자동차 생산강국인 한국 투자가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하였다. 오찬 테이블에서도 필자에게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질문이 많아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 행사를 통해 스페인 외교부는 물론 아시아와 관련된 기업과 교육, 문화, 사회 단체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또한 아시아 국가들중 한국이 차지하는 중요성도 짐작하게 되었는데, 향후 아시아 지역이라는 큰 틀을 보면서 한국의 대스페인 외교를 추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중국이 압도적 우위에 있으나, 일본, 인도 수준으로 한-스페인 관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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