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부임 첫해를 마무리하며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35

2018년 부임 첫해를 마무리하며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35

솔광장의 군중

12월이 되었다. 돌이켜 보면 부임 첫해는 확대 추세에 있는 양국 협력과 교류에 힘입어 2020년 수교 70주년을 향한 첫 발을 잘 디딘 것으로 생각한다. 2018년에는 일본-스페인 수교 150주년을 맞아 아베 일본 총리가 10.16-17간 스페인을 공식 방문하였고, 중국-스페인 수교 45주년을 맞아 시진핑 중국 주석이 11.27-29간 스페인을 국빈 방문하였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방문은 스페인 방송들이 매시간 주요 뉴스로 내보내는 등 언론들이 크게 보도하였다. 그만큼 중국과의 경제, 무역, 투자 확대에 대한 스페인의 기대가 크기 때문이었다. 시진핑 주석의 방문에 맞추어 스페인의 대표 식품인 하몽(Jamón)의 중국 수출이 허용되었다. 사람들은 14억 인구의 중국이 하몽을 맛보면 하몽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농담도 했다. 하몽을 너무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반갑지 않은 농담이었다. 다행히 필자가 2년후 스페인을 떠날 때 까지 하몽 가격이 오르지는 않았다. 중국 대사와 일본 대사에 대한 부러움도 있었지만, 한국도 2020년이 수교 70주년이기 때문에 양국간 정상교류가 실현될 것으로 생각하고, 계속 노력하기로 결심했다.
지난 1년간의 업무를 평가해 보니 아직 해결이 되지 않은 중요한 일이 하나 있었다. 스페인 정부가 2019년 ‘스페인 산업연결 4.0 콩그레스’에 한국을 주빈국으로 초청하였는데, 아직 관계부처의 확답을 받지 못한 것이었다. 마침 12월초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을 위해 귀국할 기회가 있어,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면담 신청을 하였는데,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필자가 한국을 간다고 하니까 Diaz Blanco 산업차관이 유영민 장관에게 전달해 달라면서 Reyes Maroto 장관의 서한을 보내 주었다. 12.10-14간의 공관장 회의를 마치고, 며칠의 휴가를 얻어 12.17 과천의 과기정통부를 방문하였다. 송경희 국제협력관을 먼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장관실로 올라 갔다. 유영민 장관은 지난 2월 바르셀로나 MWC에서 만났던 기억이 계셨던지 필자를 따뜻하게 맞아 주셨다. Maroto 장관의 서한을 전달하고, 콩그레스 주빈국 참가의 의의와 중요성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서, 한국의 참가와 유영민 장관의 방문을 간곡히 건의드렸다. 유영민 장관은 흔쾌히 필자의 건의를 수락하시면서, 내년 2월 MWC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있으니 그때 다시 바르셀로나에서 보자고 말씀하셨다. 오래된 숙제를 해결하고 하니 기분이 좋았고, 스페인에 돌아가서 직원들에게 자랑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과기정통부를 나섰다.
12.18 마드리드에 돌아온지 이틀 후인 12.20에는 개발부(Ministerio de Fomento)에서 한-스페인 항공운수협정 전면개정안에 서명하였다. 양국간 항공운수협정은 1989년 체결(1991년 발효) 되었으나, 이번 개정안을 통해 항공안전 규정이 강화되고, 취항 가능 항공사의 범위가 확대되어, 승객의 편익이 제고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었다. 조약의 서명은 외교장관 또는 전권위임장을 받은 정부대표가 하는데, 특명전권대사도 주재국과의 조약은 전권위임장없이 서명할 수 있다.
항공운수 협정 전면개정안 서명후 사진촬영
스페인측 서명권자는 José Luis Ábalos 개발부 장관이었고, Maria Jose Rallo 교통차관보가 배석하였다. 개발부라는 명칭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건설, 인프라, 교통을 담당하는 부처이다. Ábalos 장관은 사회당의 사무총장으로 지난 6월 Sanchez 총리의 사회당 정부 집권시 개발부 장관으로 임명되었다. 사회당의 실세로 사무총장과 장관을 겸직하다 보니 무척 바쁜 것 같았다. 사실 조약 서명식은 다분히 의전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별달리 이야기할 것은 없으나, 정부를 대표하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긴장된 마음으로 서명을 했다. 조약문 마지막 장에만 서명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장에 일일이 이니셜(약식 서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꽤 시간이 걸렸다.
항공운수협정 전면개정안 서명식, Jose Luis Abalos 개발부장관
이날 만난 Ábalos 장관은 비교적 말수가 적고 침착한 사람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Ábalos 장관이 한-스페인 관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확대 추세에 있는 양국 관계를 알릴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조약 서명전 환담기회에 상세히 설명을 했다. 2017년에 스페인을 방문한 한국인이 45만명에 달하고, 양국간 직항이 주 8회로 확대되었으며, 이런 측면에서 이번 항공운수협정 개정안 체결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Ábalos 장관의 또 다른 업무 분야인 건설·인프라 분야에서도 양국 기업들이 제3국에서 56건의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하였다. 필자의 설명에 Ábalos 장관은 한국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많은 관심을 두겠다고 답변하였다.
김연아 선수와 함께
12.30 밤에는 평창올림픽 남자 피겨스케이팅 동메달리스트인 Javier Fernandez가 주최한 아이스쇼를 보았고, 초청 출연한 김연아 선수를 만났다.12.31 퇴근 길에 운전수인 Jesus가 스페인 사람들은 새해를 알리는12번의 종소리에 맞추어 12개의 포도를 먹는 전통이 있다고 말하면서, 슈퍼마켓에서 포도를 사라고 이야기를 한다. 슈퍼마켓에 가보니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포도를 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씨앗을 깐 포도 12개를 시계모양으로 포장하여 파는 것이 있어 사서 집으로 갔다. 12시가 다되어 TV 중계를 보니 솔 광장(Puerta del Sol)에 수많은 인파가 집결해 있었고, 진행자들이 있는 방송국에는 샴페인과 포도가 보였다. 이윽고 광장의 마드리드 주정부 청사에 있는 시계탑에서 12번의 종이 울렸다. 종이 빠른 속도로 울려 12개를 같은 속도로 먹기가 쉽지 않았다. 관저 동네 곳곳에서도 폭죽이 터졌다. 2019년이 시작되었다. Feliz 2019.
슈퍼에서 산 포도 12개
방송 진행자들
마드리드 주정부청사의 시계탑, 현재 6번 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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