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크 나라(País Vasco)에 가다(2)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21

바스크 나라(País Vasco)에 가다(2)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21

Arana 명예영사가 경영하는 Murueta 조선소 방문
5.25(금) 오후 빌바오에 도착하니 Juan Manuel Arana 명예영사가 마중을 나왔다. 이분은 빌바오 최대 조선소인 Murueta 조선을 경영하고 있다. 먼저 회사 사무실이기도한 명예영사 사무실을 방문하고, Murueta 바닷가에 위치한 조선소를 찾았다. 한국의 거대 조선소에 비하면 규모는 훨씬 작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빌바오의 조선산업은 많이 쇠락한 상태이다. Murueta 조선소는 1943년에 설립되었다. Arana 명예영사는 어려운 여건에서 회사를 물려 받아 소규모 특수선박(참치어선, 준설선, 소해정, 예인선 등) 분야에 주력하여 살아 남았다고 이야기한다. 매출액도 1억 유로 가까이 되어 스페인 조선소 중 3위라고 한다. 한국과는 유류 탱커선 건조와 관련하여 인연을 맺었다고 하는데, 한국 때문에 스페인 조선산업이 무너졌다는 농담을 한다.
IDOM 엔지니어링 방문
조선소 방문을 마치고 산업 엔지니어링 회사인 IDOM을 찾았다. 금요일 오후 6시가 다 되어 직원들은 모두 퇴근하였는데, Fernando Querejeta San Sebastian 회장과 임원들이 남아 반갑게 맞아 주었다. 회사 소개와 함께 한국 기업들과도 프로젝트를 많이 했다고 하면서, 마드리드 사무실을 통해 대사관과 협력하기를 희망하였다.
Arana 명예영사가 단골 식당에 저녁을 초대하였다. 금요일 밤 빌바오의 핀초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미식의 도시답게 음식과 포도주가 너무 좋았다. Arana 명예영사의 이력과 바스크 사람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바스크 사람들은 가정 교육이 엄격하고 사회 생활의 규율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근무 시간에 절대 게으름을 필 수 없다고 한다. 매우 진지하고 예의가 바른 이 분의 말이나 행동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바스크 지역에서 이렇게 산업이 발달하고 세계적인 기업들이 많이 나왔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바스크 지역 한인회와의 오찬 간담회
5.26(토)에는 김정수 회장을 비롯한 이 지역 한인들과 오찬을 함께 하였다. 100여명의 작은 한인사회이지만 서로 화목하고 평화롭게 살고 있는 것 같았다. 특히 2세 교육을 잘 시켰다고 자랑이 많았다. 어제 방문했던 IDOM에서 일한다는 젊은이도 참석을 했다. 내일이 일요일이니 하루 더 있다 가라는 것을 뿌리치고 나온다고 힘이 들었다. 인근에 있는 자동차 볼트 생산 한국 투자기업인 Industrial Gol을 시간이 없어 가보지 못해 아쉬웠다.
이왕 빌바오에 온 김에 구겐하임 미술관에 대해 잠시 이야기하고자 한다. 대서양 비스케이만으로 흘러 가는 네르비온(Nervión)강 하구에 위치한 이 미술관은 Frank Gehry가 설계하였고, 여러마리의 물고기들이 서로 뒤엉킨 듯한 건물외관에 비늘을 연상하는 티타늄(과거 빌바오의 제철, 조선 산업도 상징한다고 함)으로 디자인된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건물 자체가 작품인 것이다. 그런데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의 게르니카와 같이 이 미술관이 소장한 대표작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별달리 떠오르는 것이 없을 것이다. 1997년에 개관한 현대 미술관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Richard Serra의 The matter of time
Anish Kapoor의 큰 나무와 눈
Louise Bourgeois의 거미 조각작품 Maman(엄마)
구겐하임 미술관에는 마크 로스코, 로이 리히텐슈타인과 같은 현대화가들의 회화들도 많이 있으나, 그보다도 다양한 현대 조각 작품들이 더 유명하다. Richard Serra의 대형 철골 나선형 조각인 The matter of time(해석하기가 어려워 원제 그대로 표기), Anish Kapoor의 큰 나무와 눈(Tall tree and the eye), Louise Bourgeois)의 거미 조각인 엄마(Maman), Jeff Koons의 튤립(Tulips)은 이미 건물의 일부로 정착된 것 같다. 일본 작가 Kujiko Nakaya의 물안개 조각(Frog sculpture)도 있는데, 실제 조각이 있는 것은 아니고 매 시간 마다 강변에 하얀 물안개로 형상을 만드는 독특한 작품이다. Jenny Holzer의 LED 사인보드 기둥 작품도 특이한데, 20m 높이의 9개의 전자 기둥에 바스크어, 스페인어, 영어로 된 메시지를 위에서 아래로 흘러 보내고 있다. 아마 가장 인상적인 것은 건물 외부에 설치된 Jeff Koons의 대형 꽃 조각 작품인 퍼피(Puppy)일 것이다. 높이 12m의 강아지(West Highland Terrier 품종) 구조물에 40,000여개의 꽃을 꽂아 만든 작품이다. 외부 광장에 있어 미술관에 입장하지 않아도 볼 수가 있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Jeff Koons의 튤립
Kujiko Nakaya의 물안개 조각(Fog Sculpture)

Jenny Holzer의 LED 사인보드 기둥

Jeff Koons의 Puppy(멀리 스페인 최대전력회사 Iberdrola 본사가 보인다)
사람과 차량을 운반선에 실고 매달아 강을 건너는 비스케이 다리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비스케이만 쪽으로 더 가면 ‘비스케이 다리’가 나온다. 1893년 Alberto Palacio가 설계한 다리인데, 다리위로 사람과 차량이 다니는 것이 아니고, 다리 위에서 밑으로 케이블을 내려 운반선(사람과 차량이 탑승)을 매달고 강을 건너는 것이다. 한 천재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제철 산업이 발달했던 당시 빌바오의 위상을 잘 보여 준다. 1936-39년 스페인 내전에서 폭격으로 크게 파괴되어, 새로 건설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다시 복구하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2006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승강기로 다리 위에 올라갔는데 비스케이만, 네르비안강, 빌바오 시내가 어우러진 풍광이 과히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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