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스페인 방문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08

이낙연 국무총리 스페인 방문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08

(Landaluce 상원외교위원장 예방)
부임 첫 달인 2월을 바쁘게 지내고 3월을 맞았다. 3.1에 한국문화원에서 한인사회 대표분들과 삼일절 행사를 개최하고, Ildefonso Castro 외교차관 예방, Jose Ignacio Landaluce 상원 외교위원장 예방, 지상사 협의회 만찬 간담회, 방사청 공중급유기 사업팀 보고 등 일정을 이어 나갔다.
3.13(화)-3.14(수)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님이 마드리드를 방문하셨다. 도미니카(공), 브라질 순방을 위해 스페인을 경유하는 일정이었다. 3.13(화) 18:00 경에 도착하여 3.14(수) 12:00 경에 출발하는 아주 짧은 일정이었다. 2월 중순에 외교부로부터 방문 계획을 통보받았는데, 먼 길을 오시는데 그냥 경유만 하시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체류 시간이 짧아도 3.14(수) 오전에 Mariano Rajoy 총리와 잠깐 면담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스페인측에 타진을 하였다. 그런데 Rajoy 총리가 정말 이낙연 총리를 만나고 싶어 하시는데, 3.14(수) 오전에는 매주 수요일에 개최되는 하원(Congreso de los Diputados)의 대정부 질의(Sesion de Control al Gobierno) 출석 일정 때문에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의원내각제에서 총리의 의회 대정부 질의 출석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아쉽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때 한국에서 장관급 이상의 고위인사가 스페인을 방문하여 카운트파트와 회담을 주선할 경우에는 수요일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된 것은 수확이었다.
(조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씀을 하는 이낙연 총리)
스페인측은 대신 비공식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공식 의전차량 및 경호 제공, 경찰 사이드카의 모터케이드 호위와 함께 Fidel Sendagorta 외교부 북미.아태국장이 공항 영접과 영송을 하는 환대를 베풀어 주었다.
방문단이 숙소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도착하니 저녁 8시가 넘었다. 3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각자 방에 짐을 풀고 바로 저녁 식사를 하러 다시 차에 타야 하니 다소 소란스러웠다. 한 분이 호텔 로비층이 1층이 아니고 0층인 것이 혼동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스페인에서는 한국의 1층이 0층이다. 사실 필자도 스페인에 처음 와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 자주 헷갈리곤 했다. 식당은 시내 Tetuan 지역에 있는 Asador Donostiarra 였는데, Donostia는 북부 바스크 자치주의 도시 San Sebastian(세바스티안 성인)의 바스크 말이다. 이 식당은 하몽, 감바스, 문어, 모르시야 (스페인식 순대)와 같은 전통 스페인 음식과 함께, 뜨거운 돌판에 고기를 직접 구워 먹는 바스크식 음식이 한국과 비슷하여 특색이 있다. 인근에 레알 마드리드의 베르나베우 경기장이 있어 호날두와 같은 축구선수나 유명인사들이 방문했던 사진들이 많이 걸려 있다.
식사중에는 주로 스페인의 역사, 문화, 음식, 정치정세,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많은 대화가 이루어졌다. 특히 2008년 경제위기로 엄청난 타격을 받은 스페인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는지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국무 1차장, 총리 비서실장, 국회의원, 외교차관 등과 같은 고위인사들에 둘러싸여 총리님을 마주하고 대화를 하는 것이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다. 필자는 부임한지 한달 밖에 되지 않은 신임 대사였다. 그런데 총리님은 스페인에 대한 지식이 엄청 많으셨다. 다행히 그럭저럭 총리님의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있었고, 모두들 음식도 맛있게 먹고 해서, 식사를 무사히 마쳤다. 식사후에 임성남 외교차관님이 준비를 잘 했다고 평가해주셔서 마음이 다소 놓였다. 그때 총리님 말씀중에 한가지 몰랐던 것이 있었는데, 1965년 개봉된 영화 닥터 지바고가 스페인에서 촬영되었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눈 덮인 시베리아 평원을 카스티야.레온 자치주 동부의 소리아(Soria)라는 도시에 세트를 만들어 촬영했다고 한다.
(스페인 동포 및 기업인 대표 조찬간담회)
다음날 아침 8시에 호텔에서 스페인 동포 및 기업인 대표 조찬 간담회가 개최되었다. 김영기 한인총연합회장, 강영구 마드리드 한인회장, 이병민 민주평통지회장, 이인숙 한글학교장, 이인자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지부장, 김양훈 한국타이어 법인장(지상사협회장), 구상찬 판토스 법인장, 구용범 LG CFO, 김후성 ILBOC CFO, 김영욱 GS Inima CFO 등이 참석하였다. 동포사회와 우리 기업의 진출 현황 및 애로사항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는데, 자칫 무거울 수도 있었던 간담회가 총리님의 부드러운 진행으로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총리님은 한-스페인 양국관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참석자들에게 고국과 스페인간 가교역할을 잘 해주기를 당부하셨다. 특히 이인자 KOWIN 지부장의 발언시에는 “이름은 ‘이인자’이지만 꼭 ‘일인자’가 되시길 바란다.”라고 재치있는 격려의 말씀을 하신 것이 기억난다. 간담회가 끝난후 총리님 일행은 프라도 미술관을 잠시 들리고, 다음 방문국인 도미니카(공)으로 떠났다.
이낙연 총리님의 스페인 방문은 도미니카(공)과 브라질 순방을 위한 짧은 경유 일정이라 크게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 방문이 스페인을 통한 중남미 진출이라는 새로운 정책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 생각했다. 과거에 중남미를 가기 위해서는 주로 미국을 경유했다. 이후 필자는 호주와 뉴질랜드를 거쳐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자주 가곤하였다. 이제는 스페인을 거쳐 중남미로 가는 것이 대세인 것 같다.스페인과 중남미의 오랜 역사적, 언어적, 문화적, 인적 유대감은 물론이고, 스페인이 중남미의 대부분 국가들과 매일 직항이 있기 때문이다. 이후 김명수 대법원장님을 비롯, 많은 정부 관계자, 기업인들이 중남미와 함께 스페인을 방문하였다. 스페인을 통한 대중남미 협력 강화는 필자의 재임 기간 내내 역점사업중 하나로 추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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