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외교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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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11

(전홍조 대사 인사말)
2018년 3월말은 외교단 예방, 국회 외통위 의원단 방문, 서-한 상공회의소 Jorge Salaverry 사무총장 면담, Jordi Nadal 안도라 명예영사 면담 일정 등으로 보내고 있었다. 여러 일정중에서 특히 스포츠와 관련된 2가지 행사가 기억이 나서 글을 쓰고자 한다.
(Alfonso Dastis 외교장관과 Javier Tebas 라리가 회장)
먼저 3.20(화) 저녁에는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La Liga)가 새 건물로 이사하여 개최하는 개소식에 참석하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Bernabeu 구장가 멀지 않는 새 건물(Calle Torrelaguna 60)에 도착하니, 직원들이 사무실 곳곳을 안내하고 하는 일들을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행사장으로 가는데 Alfonso Dastis 외교장관과 문 앞에서 마주쳤다. 새로 부임한 한국대사라고 했더니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외교장관이 여기에 왜 왔을까 궁금해 하면서, 행사장에 들어 갔더니 이미 각국 대사들과 외교단들도 많이 앉아 있었다. 이윽고 행사가 시작되니, Javier Tebas 라리가 회장이 라리가의 발전 역사와 현황에 대해 상세히 발표를 한 후, 특히 라리가의 국제화와 글로벌 진출이 역점 사업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는 해외 사무소 개설현황, 각국의 라리가 중계현황, 개도국 축구 육성 사업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제 대강 Dastis 외교장관이 왜 참석했는지, 스페인 국가브랜드 고위대표와 외교단들을 초청했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Dastis 장관도 인사말에서 라리가가 스페인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외공관을 포함하여 외교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라리가 행사장)
필자는 이후에도 라리가와 레알 마드리드가 국가브랜드, 스포츠 관광과 같은 행사에서 지속적으로 홍보 활동을 전개하는 것을 목격했다. 축구 하나로 스페인의 이미지를 높이고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는 스페인이 부러웠다. 물론 후에 BTS의 빌보드차트 1위 랭크,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한국의 브랜드가 높아지는 것을 보고, 부러움은 많이 없어졌지만 스페인 축구의 세계적인 인기는 부인할 수가 없다. 이때 사무실에 쓰여진 라리가의 모토가 기억이 나서 적어본다. “맥박이 없으면 심장(마음)이 없고, 마음이 없으면 열정이 없으며, 열정이 없으면 감정이 없고, 감정이 없으면 축구가 없다(Sin latido no hay corazon, sin corazon no hay pasion, sin pasion no hay emocion, sin emocion no hay futbol.)” 행사는 저녁 9시에 시작되어 11시에 끝났고, 미슐랭 2스타 Ramon Freixa 세프가 요리한 따빠스와 함께 와인으로 배를 채우고 집으로 돌아 왔다. 완전히 스페인식이다. 다음부터는 행사에 가기 전에 간단히 요기를 해야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음날인 3.21(수)에는 보건복지부에서 개최된 평창 장애자 올림픽 스페인대표팀 귀국환영식에 참석했다. 장애자 올림픽 대표팀은 필자가 부임하기 전인 1월에 대사관에서 출정식을 개최하는 등 관심을 보여주었는데, 이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필자를 초청한 것 같다. 이번 올림픽에는 스페인에서 4명이 참가하여 Jon Santacana와 Miguel Galindo(가이드) 팀이 시각장애인 알파인 스키에서 은메달을, Astrid Fina가 스노보드에서 동메달을 획득하였다. 스노보드에 첫 출전한 Victor Gonzalez는 아쉽게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Elena 왕녀, Monserrat 보건복지부장관, 스페인체육회 대표, 장애인체육회장)
프라도 미술관에서 길 건너편에 있는 보건복지부에 도착하여, 스페인 체육회 대표, 장애자 체육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잠시후 도착한 Elena 왕녀(펠리페 6세 국왕 큰누나)와 Dolors Monserrat 장관과 함께 행사장으로 들어 갔다. Elena 왕녀는 장애인 복지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장애인 대표팀도 많이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행사에서는 고맙게도 필자에게도 인사말을 할 기회를 주어, 스페인 대표팀의 선전을 축하하고 스포츠를 통해 한국과 스페인의 우의가 더욱 깊어지기를 바란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하였다. 아울러 평창 올림픽을 계기를 남북한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음을 설명하고, 스페인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했다. 공식행사가 끝난후 참석인사와 선수들과 올림픽 참가 경험과 한국에서의 재미있었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중 하나가 평창을 발음하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이었는데, 필자는 평창과 평양의 철자와 발음이 비슷하여 평창을 방문하려던 한 외국인이 항공권을 잘못 구입하여 평양으로 갈뻔 했다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더니, 모두 박장대소를 하였다.
(스페인 대표팀 환영 플래카드)
새로 부임한 대사로서 Elena 왕녀와 Monserrat 장관을 만난 것도 큰 소득이었다. Elena 왕녀는 부드럽고 온화한 분으로 기억이 되고, Monserrat 장관은 정치인답게 매우 활발하고 말도 빨랐다. 두분 모두 대사관이 장애인 대표팀을 적극적으로 도와 주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빼놓지 않아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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