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스페인 문화의 접목
가곡과 플라멩코의 만남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12

한국과 스페인 문화의 접목
가곡과 플라멩코의 만남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12

(가곡과 플라멩코의 만남, 2018.4.3 왕립고등음악원)
2011년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개설로 스페인에서 한국문화 확산이 더욱 활기를 띠게 되었다. 2018년 한해만 해도 공연 12건, 전시회 11건, 영화상영회 19건, K-Pop, K-Beauty, 한식, 태권도 등 주제별 행사 5건이 개최되었다. 문화원내 각종 강습, 특강까지 더하면, 일년 내내 문화행사가 개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과거 주코스타리카 대사 시절에 필자와 직원들이 예산과 전문성의 부족으로 힘들게 문화행사를 개최했던 경험이 있기에, 문화원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게 다가왔다. 더구나 필자와 함께 일했던 이종률 문화원장과도 케미가 잘 맞았다. 이종률원장은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에서 문화원장을 2차례 역임한 베테랑으로 스페인어권에서 어떻게 한국문화를 전파해야 하는지에 대해 필자와 생각이 같았다. 그중 하나가 한국과 스페인 문화가 접목된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스페인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었다.
(가곡과 플라멩코의 만남, 2018.4.5 국립장식예술미술관)
쌀쌀했던 성주간(Semana Santa) 연휴가 끝나고(스페인은 부활절 연휴에 비가 내리는 때가많다), 부임 3개월째로 접어드는 4.3(화) 한국문화원이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근처에 위치한 왕립고등음악원(Real Conservatorio Superior de Musica)에서 ‘가곡과 플라멩코의 만남’ 음악회를 개최하였다. 여기서 가곡은 서양 음악(노래)가 아니고, 조선시대에 상류층이 부른 전통 성악곡으로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음악이다. 한국 출연자 정마리는 국악계에서 대표적인 여성 정가(가곡, 시조, 가사) 예술가이다. 스페인의 세계무형유산인 플라멩코는 대개 춤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음악과 노래도 빠뜨릴수 없는 핵심 요소이다. 기타는 Jose Manuel Montoya, 타악기는 Javier Valdunciel, 노래는 Lorena Puentedura(여)와 Sergio Gallego(남)가 맡았다.
(공연 영상)
음악회 장소에 들어 가니 원형 계단식 관람석 150여석의 자리가 이미 꽉 차있었다. 공연 무대는 단순했지만 등불로 예쁘게 꾸며져 분위기가 살아 났다. 서로 다른 음악들이 만나 과연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자칫 지루하고 따분한 공연이되지 않을까? 약간의 우려 속에 공연이 시작되었다. ‘뒷뜰의 매화’, ‘별을 보다’와 같은 가곡과 ‘Alegria(기쁨)’,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같은 스페인 음악을 함께 부르는데, 고음의 가냘픈 소리(가곡)와 울림이 있고 강한 소리(플라멩코)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청중들을 사로 잡았다. 필자가 음악을 잘 몰라 묘사하기가 어려워서, 동영상을 올리니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국현대공예전 개막식, 2018.4.5 국립장식예술미술관)
이 공연은 이틀 후인 4.5(목) 국립장식예술미술관(Museo Nacional de Artes Decorativas)에서 개최된 한국현대공예전 개막식에서 다시 한번 스페인인들을 매료시켰다. 이번에는 미술관 중앙홀에 만들어진 무대를 향해 청중들이 홀 뿐만 아니라 2, 3층 발코니에서도 공연을 볼 수 있었고, 조명 효과도 뛰어나 더욱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한국현대공예전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시간의 여행(Viaje del Tiempo)’ 이라는 주제로 주최하는데, 6.24까지 현대공예작가 27명의 작품 97개가 미술관 전층에 걸쳐 전시될 예정이다. 개막식에 참석한 최봉현 원장, Sofia Rodriguez 미술관장, Luis Lafuente 문화부 국장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였는데, 현대적인 소재와 디자인으로 한국의 전통을 잘 표현한 것 같다고 평가하였다.
(한국현대공예전 작품)
다음 날인 4.6(금)에는 La Abadia 극장에서 열린 마드리드 국제아동극 페스티벌 개막공연에 참석했다. 한국의 ‘브러쉬 극단(Brush Theater)’의 작품 브러쉬(Brush)가 개막공연으로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초청된 이유가 궁금하여 물어 보니, 주최측에서 영국 에딘버러 축제에서 공연을 보고 작품이 좋아 적극적으로 초청했다고 한다. 극장은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로 250석이 꽉 찼다. 아동극이라 어른이 보기에는 재미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정반대로 어른들이 더 즐거워한다. 브러쉬 극단은 Doodle Pop, Dragon Hi 와 같은 아동극으로 이제 전세계에 알려진 극단으로 성장한 것 같다.
(브러쉬 극단, 마드리드 국제아동극 페스티벌, 2018.4.6 La Abadia 극장)
1주일에 마드리드 중심부에서 3개의 서로 다른 문화행사를 개최하니 마음이 뿌듯해졌다. 다시 양국 문화의 접목이라는 주제로 돌아가서, 문화원은 2019년 5월 ‘판소리와 플라멩코의 만남’ 음악회를 La Abadia 극장에서, 2019년 6월 ‘피의 결혼(Bodas de Sangre)’ 무용극을 코르도바 대극장에서 공연하였다. 무용극 ‘피의 결혼’은 김복희 무용단이 스페인의 국민 시인이자 극작가인 Federico Garcia Lorca(1898-1936)의 비극인 피의 결혼을 한국적 미학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판소리와 플라멩코의 만남’은 2019년 10월 펠리페 6세 국왕의 국빈방한시 국빈만찬에서도 공연될 정도로 한국과 스페인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잡은 것 같다. 무용극 ‘피의 결혼’은 2020년 한-스페인 수교 70주년 기념 문화행사로 마드리드 극장에서 공연을 추진하였는데, 코로나 19 사태로 실현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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