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수) Jose Ignacio Landaluce 상원 외교위원장을 방문한데 이어, 4.25(수)에는 Pilar Rojo Noguera 하원 외교위원장을 예방하였다. 앞 편에서 Landaluce 위원장에 대해 언급할 기회가 없었는데, 여기서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이 분은 당시 집권당이었던 국민당(PP) 소속으로 2015년까지 하원의원을 세번하고, 2016년부터 상원으로 재직중이었다. 그리고, 2011년부터는 영국령 지브롤터(Gibraltar)와 인접한 남부 항구도시 알헤시라스(Algeciras) 시장을 역임하고 있었다. 국회의원을 하면서 지방자치 단체장까지 겸직하는 것이 흔하지는 않지만, 스페인에서는 허용이 된다고 한다. 여하튼 대단히 유능한 정치인인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2015년 하원 외교위원회 부위원장 재직시에는 하원의 북한 규탄 결의안 채택을 주도하였고, 알헤시라스에는 한진해운(현재 현대상선)이 201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컨테이너 터미널(TTIA)이 있어, 한국과 인연이 무척 깊은 정치인이었다. 3.28(수)에는 이진복 한-스페인 의원친선협회장이 알헤시라스로 Landaluce 위원장을 방문하여 지역구에서 만남을 갖기도 하였다.
Noguera 하원외교위원장도 국민당(PP) 소속으로 갈리시아 주의회 의장을 오래 역임하고, 하원의원에 당선되었고, 2019년부터는 상원의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하원은 프라도 미술관에서 포세이돈 분수대를 거쳐 솔 광장(Puerta del Sol)으로 가는 방향에 위치해 있어, 마드리드를 방문한 분들은 한번은 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Noguera 위원장과의 면담에서는 최근 양국간 인적물적 교류의 확대를 설명하면서, 2017년 12월 서명된 워킹홀리데이협정이 조속히 비준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였다. 그리고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한 화해 분위기를 설명하고, 이틀 후로 다가온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였다. 의회외교에 대해서는 2008년 이후 스페인측의 양국 의원친선협회 미구성으로 양국간 교류에 어려움이 있음을 설명하고, 가능한 대안을 검토해보자는 제안을 하였다. 스페인 의회는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예산 긴축을 위해 외국 의회와의 친선협회 구성을 중단하였다. 이후 필자는 한국에 관심이 있는 스페인 의원들이 비공식 소모임을 구성하여, 대사관과 교류를 하고 한국 국회의원 방문시 만남도 갖는 방안을 제안하고, 협의를 계속하였다.
2017년부터는 양국간 사법 교류도 활발하여, 안창호 헌법재판관과 권성동 국회법사위원장이 스페인 헌법재판소를 방문한데 이어, 4.30(월)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스페인 대법원을 공식 방문하여, Angel Juanes 대법원장대리와 회담을 갖고, 법관 교류 등 양국 사법부간 협력방안을 협의하고, 실행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로 합의하였다. 한국 대법원장으로는 1978년 이후 40년만의 스페인 방문이기도하여 의의도 컸다고 생각한다. 회담에는 스페인측에서 Maria del Mar Cabreja 사법부 총평의회(Consejo General del Poder Judicial) 위원도 참석하였는데, 사법부 총평의회라는 제도가 특색이 있어 설명하고자 한다.
총평의회는 사법부의 최고 의결기구로 대법원장 제청과 법관의 임명, 승진, 교육, 징계를 담당하고, 사법연수원과 사법자료센터를 산하기관으로 가지고 있다. 의장은 대법원장이 겸임하고, 20인의 위원은 각급 법원의 법관 12명과 15년 이상 경력의 변호사와 법학자 8명으로 구성되는데, 상하원이 각 10명씩 제청한다. 민주적이고 균형된 사법부 운영이 가능한 장점이 있으나, 사실상 의회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당간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될 여지가 많다. 실제로 현 총평의회는 2018년 12월에 임기가 끝났는데도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당간 합의(⅗ 찬성 필요)가 이루어지지 않아 아직도 새 평의회가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 이후 5.21(월)에는 김신 대법관이 대법원, 사법부총평의회와 사법연수원을 방문하는 등 교류를 이어 나갔다.
5.1(화) 스페인에 이어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공식 방문하시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공항에서 영송해드리고 나니, 김헌정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도착하였다. 김헌정 처장은 5.3(목) Juan Jose Gonzalez 헌법재판소장을 예방하고, Andres Javier Gutierrez 사무총장과 양국 헌법재판소간 협력방안을 논의한 후, 협력 MOU를 체결하였다. 이후 2018년 9월에는 Antonio Narvaez Rodriguez 헌법재판관과 Andres Javier Gutierrez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문하여 우리 헌법재판소 창립 30주년 국제회의에 참석하였고, 실무자간 교류도 꾸준히 진행되었다. 나중에 이분들을 부부동반으로 관저 만찬에 초청하였는데, 식사 내내 한국 방문 경험을 소개하면서 한국이 너무 좋다고 칭찬을 하였다. 또한 양국의 헌법재판소가 독일을 모델로 했기 때문에 유사점이 많아 편한 점이 있다고 한다. 덕분에 필자도 Juan Jose Gonzalez 헌법재판소장을 알게 되어 재임 기간 내내 친하게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