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족 성당과 마드리드 3대 미술관의
한국어 서비스 이야기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19

성가족 성당과 마드리드 3대 미술관의
한국어 서비스 이야기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19

프라도 미술관 한글 안내책자 발간
스페인에서 한국어 서비스가 처음 도입된 곳은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이었다. 2013년 삼성전자의 후원과 대사관의 협조로 주요 작품들에 대한 음성 안내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당시 안내 스크립트 작성, 녹음, 시스템 설치에 10만 유로 이상의 상당한 자금이 소요된 것으로 알고 있다. 프라도 미술관에는 안내 팜플렛과 주요 50개 작품 설명 소책자도 한글로 만들어져 배포 또는 판매되고 있다.
성가족 성당에서 한국어 음성 안내를 청취하는 한국인
Episode 5에서 필자는 지난 2월말 MWC 참가를 위한 바르셀로나 출장시 성가족 성당(Sagrada Familia)을 방문하였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당시 한국어 안내가 서비스되고 있지 않음을 확인한 필자는 마드리드로 복귀한 즉시, 유지한 서기관과 대책을 협의하고, 성가족 성당측에 한국어 서비스 도입을 요청하도록 하였다. 2017년 바르셀로나를 찾은 한국 방문객이 25만명이나 되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국어 서비스를 도입하면 성가족 성당을 더 많이 방문할 것이라는 논리로 성당측을 설득하였다. 사실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특히 2013년 프라도 미술관 사례에 비추어 경비 문제가 제일 큰 난관이 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한국어 서비스를 안내하는 성가족 성당의 음성가이드 단말기
그런데, 일이 생각보다 쉽게 풀렸다. 성당측은 흔쾌히 한국어 서비스를 수용했다. 그리고 그 다음 제안이 더 기분이 좋았다. 성당측이 현재 음성 안내 시스템 개선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 작업에 한국어를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시스템은 물론 녹음까지 성당측에서 할테니까 대사관에서는 스크립트 한글 번역만 지원해달라고 한다. 단 시간이 촉박하니까 2개월내로 작업을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신속히 외교부 본부에 보고하고, 번역 비용 1,000 유로 지원을 건의하였다. 몇 주 후에 번역본을 받아 유지한 서기관과 함께 꼼꼼히 검토하였다. 2월말에 성가족 성당을 방문하여 설명을 들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음성 녹음본을 받아 감수를 하고, 성당측에 넘겼다. 이렇게 하여 5.11(금) 부터 한국어 서비스가 시작된 것이다.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대표작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성가족 성당은 한해에 세계 각국에서 4,500만명이 방문하는 곳이다. 이런 곳에 한국어 서비스를 설치함으로써 우리 국민들의 편리한 해외 여행에 도움을 주고, 한국의 위상도 높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외교부 본부에서도 보도자료를 작성하여 언론에 알렸다. 이번 일은 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다. 그러나 스페인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 45만명의 힘이 없었다면 성당측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시간이 지나 2019년 2월 13일에는 마드리드의 소피아 여왕(Reina Sofia) 미술관에 한국어 서비스가 도입되었다. 성가족 성당과는 달리 이번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 사실 그때는 특별한 경우였다. 2018년 7월 K-Pop World Festival 스페인 예선 참관을 위해 마드리드에 출장온 서은지 공공문화외교국 심의관이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관계자를 만나 이 문제를 협의하였다. 이후 대사관이 미술관과 협의를 지속하여 6개월만에 결실을 본 것이다. 이번에도 대사관은 스크립트 번역 지원을 하고, 미술관이 시스템과 녹음을 하는 것으로 합의가 되었다. 번역은 양은숙 마드리드자치대 교수가 맡았다. 미술관의 Rosa Rodrigo Sanz 전략국장이 적극 협조하였다. 그녀는 한국인의 스페인 방문 증가와 예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잘 알고 있었다. 유명세 면에서 프라도 미술관에 뒤지고 있어 한국어 서비스 도입을 통하여 더많은 한국 관람객 유치를 기대하고 있었다. 마드리드를 여행하는 사람(특히 외국인)들은 시간상 프라도 미술관만 들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에는 세기의 대작인 피카소의 ‘게르니카’, 살바도르 달리의 ‘위대한 수음자의 얼굴’, 호안 미로의 ‘파이프를 문 남자’가 있다. 스페인의 3대 현대 화가의 작품이 한 곳에 있는 곳이다. 들리지 않으면 후회한다. 이런 곳에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어 안내가 시작되어 큰 자부심을 느꼈다. 서비스 시작일에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게르니카’를 우리 말 음성으로 설명을 들으니 감개무량하였다.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고 하여, 이 장면을 보여 드리지 못해 아쉽다. 이번에도 유지한 서기관이 담당으로 노력을 많이 하였다.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한국어 서비스 시작일-Rosa Rodrigo 미술관 전략국장과 최종욱 공사참사관-
다음으로 프라도 미술관,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과 함께 마드리드의 미술관 트라이앵글을 구성하는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의 한국어 서비스 도입에 관심을 가지고, 홍다혜 서기관에게 검토하도록 이야기하였다. 그런데 알아보니 티센 미술관도 자체 개발로 최근에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하였다고 해서, 직접 방문하여 확인을 하였다. 추후에 한 행사에서 Evelio Acevedo 관장을 만날 기회가 있어서,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로써 마드리드 3대 미술관에 모두 한국어 서비스가 도입된 것이다.
대사관의 책자발간 지원 안내문
필자가 마지막으로 한 사업은 프라도 미술관과 협조하여 2020년 5월 미술관의 공식 안내책자를 한글본으로 발간한 것이다. 홍다혜 서기관이 미술관의 발간 계획을 알고 번역 예산을 확보하였다. 스페인 동포 예술가 우경화씨가 번역을 맡았는데, 어려운 미술 용어와 개념을 우리말로 잘 표현한 것 같다. 미술관의 역사와 400여개의 작품을 스페인, 이탈리아, 플랑드르,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영국 순으로 설명한 478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책이다. 당초 한-스페인 수교 70주년을 맞아 축하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 상황으로 취소되어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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