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수)-15(금) 안달루시아 출장 다음 주인 6.19(화)에는 제4차 한-스페인 건설협력포럼을 스페인기업연합회(CEOE)에서 개최하였다. Episode 15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과 스페인 건설기업들의 제3국 공동진출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2018년 현재 17개국, 56개 프로젝트, 수주액 129억불이라는 수치가 이를 말해준다. 2015년 이후 한국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양국 기업들의 공동 수주는 계속되었다. 2015년 쿠웨이트 정유공장, 캐나다 수력댐, 호주 고속도로 사업에 이어 2017년에는 오만과 바레인 정유공장 사업도 수주하였다. 스페인 기업 Técnicas Reunidas 마드리드 본사에는 오만 정유공장 사업 추진을 위해 대우건설 직원들이 일하고 있었다. 한-스페인 건설협력포럼은 양국 기업들의 협력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4년에 설립되었다.
포럼은 한국측에서 KOTRA, 해외건설협회, 스페인측에서 스페인건설협회(SEOPAN)가 주관하고, 양국 정부(한국 국토교통부, 스페인 개발부)가 후원하고 있다. 이번 포럼을 기획할때 류재원 KOTRA 관장은 기존의 산업플랜트, 토목 분야외에 철도, 수처리와 같은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겠다고 이야기하였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스페인은 철도 인프라 분야에 뛰어난 기술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Talgo, Caf와 같은 철도차량 생산기업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건설기업들은 수처리를 중요한 업무분야로 다루고 있다. 제3국 공동진출 분야를 새롭게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또 하나의 새로운 주제는 파이낸싱 지원이었다. 이를 위해 양국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되고 있었고, 이를 어떻게 구체화하느냐가 관건이었다.
포럼에는 한국측에서 GS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한화건설, 포스코건설, 철도시설공단 등 8개사와 스페인측에서 ACS, Acciona, Sacyr, Comsa, 철도산업협회(Mafex), 철도시설공단(Adif) 등 17개사가 참석하였다. 필자, 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 강희업 국토교통부 국장, Bruno de la Fuente 스페인 건설협회 이사, Olga Calvo 개발부 부국장 등 정부 및 협회 관계자도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였다.
6.25(월)에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제17기 에너지고위경영자 과정이 주최한 신재생에너지 세미나에 참석하여, 스페인의 재생에너지 정책과 현황과 한국 정부의 2030 계획의 실행을 위한 스페인과의 협력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30여명의 참석자들에게 관심과 협조를 당부하였다. 양국간 신재생에너지 협력을 위해서는 스페인 정부와 기업들의 협조도 중요하지만,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맞장구를 쳐 주어야 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국의 에너지 기업과 관련기관 관리자들에게 스페인과의 협력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Episode 18에서 소개한 바 있는 이베리아윤활기유회사(ILBOC)의 Eduardo Romero 대표도 참석하여 양국간 에너지 합작사업의 성공사례를 소개하였다.
6월에는 스페인 기본훈련기 사업 참가 문제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방위사업청 항공기사업부도 출장을 오는 등 바쁜 한달을 보냈다.
6월 마지막 금요일(6.29)에는 대사관, 문화원, KOTRA 직원들을 관저에 초대하여 저녁을 함께 하였다. 직원들이 부부로 모두 모이니 50명이나 되었다. 생각해보니 부임후 지난 5개월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모든 일들을 잘 진행하고 성공적으로 스페인에 안착할 수 있어서 기뻤다. 모두 직원들이 물심양면으로 필자를 도와준 덕분이었다. 아마 새 대사가 부임하여 적응하느라 스트레스도 많았을 것이다. 고마움의 표시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아내의 제안으로 관저 저녁 초대를 하게된 것이다. 물론 음식 준비하느라 아내와 이정희 요리사, 관저 살림꾼 이사벨이 고생이 많았다. 마침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세계 1위 독일에 이겼다는 기쁜 소식도 들려 온다. 저멀리 붉게 물드는 석양을 보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와인을 마시며 2018년 상반기를 정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