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는 스페인 젊은이들을 자주 만나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이들이 어느 누구보다도 한국을 좋아하고 양국을 연결하는 소중한 인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2. 27에는 오래 미루어 두었던 바르셀로나 자치대를 방문하여, Margarita Arboix 총장을 면담하고 세종학당 현관식을 가졌다. 이어 대강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는데, 학생들의 관심과 진지한 태도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 대학에서 2003년부터 한국학을 담당해온 조미화 교수도 무척 기뻐하였다. 학교에서 현판식을 계속 미루어 왔는데 필자의 방문으로 개최되었다는 것이다. 그말을 듣고 약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마드리드에서 멀다는 이유로 부임한지 1년이 지나서야 왔기 때문이다. 이제 총영사관이 개설되었으니 대사관이 하지 못했던 관심과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격려를 해주었다.
3.29에는 살라망카대학 한국학 전공학생 50여명이 김혜정 교수와 박목월 교수와 함께 대사관으로 봄 나들이를 왔다. 1년전에 필자가 살라망카를 방문하여 한국주간 행사에 참가한 적이 있어 학생들이 새삼 반가웠다. 한국 정세와 한-스페인 관계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다과를 하면서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항은 역시 진로 문제였다. 스페인에서 한국과 관련하여 가질 수 있는 일자리에 대한 질문이 제일 많았다. 생각해보니 많은 스페인 젊은이들이 한국학을 공부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이것이 정말 중요한 문제였다. 그냥 한국이 좋아서 한국말을 배우고 한국학을 공부할 수는 없는 문제였다. 현재 양국간 교역, 투자, 교류가 계속 확대되고 있어, 기회가 많아 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스페인에 진출한 한국 기업 및 기관에 문을 두드려 보고, 한-스페인 워킹홀리데이와 정부장학생 제도도 잘 활용하라고 대답은 했으나, 학생들이 얼마만큼 공감했는지는 모르겠다.
3.25-29에는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과 대사관이 공동으로 한국 문화주간 행사를 개최하였다. 콤플루텐세 대학은 스페인의 최고 대학인데, 한국학이 아직 교양과목 수준에 머물러 있어 분위기 조성을 위해 개최한 것이다. 5일간 개최된 행사는 한국 음악, 회화, 서예 체험과 함께 한국어 말하기 대회, 한반도 및 양국관계 세미나 등으로 다채롭게 진행되었다. 특히 학생들이 부채춤과 K-Pop을 공연하고, 전통 혼례도 시연하여 재미와 의미를 더했다. 대학의 한국학 담당 교수인 정미강 교수가 어떻게 연습을 시켰는지 모르겠지만, 신랑과 신부가 전통 혼례복을 입고 바닥에서 불편하게 맞절을 하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행사의 끝은 역시 파티였다. 학생들이 한식을 정말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이 대학의 한국학 발전 가능성을 엿볼수 있었다. 2월말 유지한 서기관의 후임으로 부임한 홍다혜 서기관이 행사를 잘 준비하였다. 필자의 재임 기간 친밀하게 지낸 Eugenio Ramon Lujan 인문대학장의 협력으로 이제는 콤플루텐세 대학의 한국학도 부전공 과목으로 발전하였다.
4.26에는 콤플루텐세 대학의 국제연구소가 주최하는 한국학 디플로마 과정의 개강식에 참석하여 역시 한반도와 양국관계에 대해 발표회를 가졌다.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역사에 대한 다양한 강좌로 구성된 3개월 과정으로 6년 연속 개최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2019년에는 약 20여명의 학생이 등록하였다. Marta Esther 정치학과장, 양은숙 교수와 함께 기념촬영을 위해 계단에 모였다. 정적인 촬영이 재미가 없어, 필자가 한국식으로 팔을 들며 ‘파이팅’을 외치자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어색해 하더니 금방 재미있어 하면서 잘 따라했다. 힘찬 출발이 되기를 바라면서…
9.10에는 10.11 K-Pop Festival 창원 본선에 참가하는 The Bratz 팀을 대사관에서 만났다. 스페인에서는 한국 본선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것이라 필자도 기뻤고 격려를 해주고 싶었다. 스페인 젊은이들의 K-Pop 수준도 이제 수준급이 되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본선 진출은 80여개 국가의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한 팀중에서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12여명이 선발되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 스페인 예선은 6.29 개최되었는데 그 열기가 굉장했다. 그때 필자도 참석하여 시상을 했는데, The Bratz 팀이 1등 발표를 듣고 감격했던 모습이 생각이 난다. The Bratz 팀은 비록 본선에서는 등수에 들지 못했지만, 한국에 다녀온 후 한국과 K-Pop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졌다.
2019 창원 K-POP 월드 페스티벌
9.26 개최된 한국문화관광대전의 개막 인사말에서 필자는 한 스페인 소녀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 저는 SNS를 통해 스페인 국민들과 자주 소통을 하고 있는데, 최근 한 스페인 소녀가 페북에 올린 사진과 글이 깊은 감명을 주었습니다. 이 소녀가 말하기를 한국을 여행하여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지난 7월 마침내 이를 실행에 옮겼고,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꿈이 이루어졌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필자는 이날 이 소녀(Shey Esteban Vega)를 행사에 초대하여 인사를 나누었고, 많은 참석자들이 이 재미있는 사연에 공감을 표명하였다.
11.29에는 한류 팬 클럽 회원들이 모두 모여 잔치를 개최하였다. 먼저 2020년 한-스페인 수교 70주년을 맞아 시행한 “양국관계 증진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전” 입상자들의 발표를 들었다. 마침 한달전 10월말에 펠리페 6세 국왕의 국빈방한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발표가 더욱 흥미로웠다. 그리고 K-Pop Festival 본선에 참가했던 The Brats의 경험담, 대사배 태권도 대회 세계결선 참가 선수단의 방한 경험담을 공유했다. 마지막으로 2019년 한해 동안 누구보다도 대사관의 SNS에 많은 댓글과 ‘좋아요’를 남긴 사람들을 시상하고 감사의 뜻을 전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