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경제외교를 재개하다
(발렌시아, 알칼라 데 에나레스)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43

지방 경제외교를 재개하다
(발렌시아, 알칼라 데 에나레스)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43

발렌시아 상공회의소 비즈니스 포럼

3.27에는 발렌시아(Valencia) 상공회의소를 방문하여 이 지역 기업인들과 비즈니스 포럼을 가졌다. 발렌시아는 스페인의 동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도시인데, 스페인을 여행하신 분들도 방문하기가 쉽지는 않은 곳일 것 같다. 한국 분들에게는 이강인 선수가 어린 시절 축구 유학을 와서 1부 리그 선수로 성장했던 발렌시아 축구팀이 있는 곳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강인 선수는 감독이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금년 8월 마요르카(Mallorca)로 이적했지만, 2019년 초반만 해도 막 1부 리그로 진출했던 때라 갈등이 심각하지 않았고 기대도 컸다.
그러면 발렌시아는 어떤 도시일까? 먼저 경제적으로 보면, 물류, 자동차, 석유화학, 세라믹, 가구, 신발, 농식품, 관광 등 다양한 산업이 발달하였고, 한국과의 무역도 활발하다. 스페인 최대의 컨테이너 항구로 스페인 전체 수출물량의 20%를 처리하고 있다. 포드 자동차 생산공장과 130여개의 협력사에서 연간 4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스페인 플라스틱 제품 관련기업의 20%가 소재하고 있다. 우수한 점토를 바탕으로 세라믹과 건축자재 산업도 발전하였고, 발렌시아 세라믹 박람회(CEVISAMA)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온난한 기후를 바탕으로 농업도 발달하여 오렌지와 쌀이 생산되고 있다. 오렌지는 수출품의 70%를 차지하는데, 이곳 사람들은 오렌지에 계피 가루를 뿌려 먹는 것이 특이했다. 쌀은 이슬람 세력 지배 시대에 이 지역의 늪지에 도입되어 생산되었는데, 스페인의 대표적인 전통음식인 파에야(Paella)가 이 곳에서 기원하였다. 지금은 야채, 해산물을 많이 넣지만, 원래는 토끼 고기가 원조이고, 발렌시아 식당에서 Jorge Alonso 명예영사가 시켜주어 맛있게 먹었다. Alonso 명예영사는 이 지역에서 Grupo Alonso라는 물류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의 현대상선과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울에도 사무실을 가지고 있다.
발렌시아 주변 Tavernes Blanques 에는 고급 도자기 인형과 장식을 생산하는 야드로(Lladró) 본사가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보통 가격이 3백만원-천만원으로 고가라 구매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 비싼 것은 2억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스페인 최대의 식품 슈퍼마켓 체인인 메르카도나(Mercadona)도 이 지역 기업이다. 발렌시아는 축제로도 유명하다. 매년 3월 중순에는 거대한 인형들을 전시하고 불태우는 봄맞이 축하 축제인 파야스(Fallas)가 개최된다. 매일 진행되는 불꽃 놀이와 행렬이 유명하다. 매년 8월 마지막 수요일에는 인근의 작은 마을인 부뇰(Buñol)에서 열리는 토마토 던지기 축제(La Tomatina)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발렌시아 기업인들과의 오찬 간담회

발렌시아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지역이 14-18세기 지중해 해상 실크로드의 서쪽에 위치하여 비단 생산과 무역의 중심지로 번성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소수의 비단 생산 공장만 남아 있지만, 그 당시에는 유럽 최고 품질의 비단을 생산하여 왕가에 납품하였다고 한다. 필자가 친하게 지냈던 이 지역 출신의 하원의원인 José María Chiquillo 가 유네스코 신 실크로드 네트워크의 회장을 맡아 홍보를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비단박물관(Museo de Seda)과 비단무역거래소(Ronja de la Seda)는 주요 관광명소가 되었다.
이날 비즈니스 포럼에는 Jose Vicente Morata 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60여개의 기업들이 참가하여 한국과의 교역과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였다. 필자외에도 류재원 KOTRA 관장, 아시아교류재단(Casa Asia) 경제담당관, Alonso 명예영사도 참가하여 한국 경제와 기업들의 특성, 비즈니스 방법 등을 설명하였다. 이어 개최된 이 지역 주요 기업인들과의 오찬 간담회에는 Blanca Marin 발렌시아주 경제산업장관과 Cristina Martinez 통상투자청(ICEX) 사무소장도 참석하였는데, 한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기업의 투자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물었다. 이 문제는 이후 여러 계기에 각계각층에서 관심을 표명하였고, 2020년에는 한국기업의 투자 협상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알칼라 데 에나레스 비즈니스 포럼 참석자

6.4에는 마드리드 인근의 유명한 역사와 문화의 도시인 알칼라 데 에나레스(Alcalá de Henares)에서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하였다. 이 도시는 돈키호테의 저자인 세르반테스의 생가가 있고, 스페인에서 2번째로 오래된 에나레스 대학이 있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런 곳에서 왜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필자도 새롭게 알았는데, 이곳이 화학, 제약, 항공, 자동차, 물류 산업의 중심지였기 때문이었다. 마드리드 인근 도시라는 지리적 이점도 작용한 것 같다. 방문해 보니 곳곳에 연구소와 실험실이 있었다.

Javier Rodriguez 알칼라 데 에나레스 시장 면담

알칼라 데 에나레스 비즈니스 포럼
Jesus Martin Sanz 회장의 환영 속에 에나레스 기업인협회(AEDHE)에서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하고, 시청과 대학을 방문하였고, 오찬까지 함께 하면서 경제, 교육, 문화, 관광에서 교류와 협력을 모색하기로 하였다. 이종률 문화원장은 마드리드와 가까운 곳에 문화 교류를 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를 만나게 되었다며 좋아 하였다. 설명을 들으니 시청에서는 주요 명소에 한국어 음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한국에 이렇게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에 고마움과 함께 더욱 친밀감을 느꼈다. Javier Rodriguez Palacios 시장을 만나 앞으로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하였다. 사회당 출신인 Palacios 시장은 얼마전 5.26 지방선거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여 재선에 성공하였다.

알칼라 데 에나레스 기업인들과의 오찬 간담회

José Vicente Saz 에나레스 대학 총장과의 면담에서는 한국인 유학생 유치와 한국 대학과의 협력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Vicente 총장은 대학을 안내하였는데, TV에서 보던 세르반테스 문학상(Premio Cervantes) 시상식 장소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세르반테스 문학상은 스페인어 문학에 공헌한 문학가들에게 수상되는 권위있는 상으로 1975년 제정되었다. 매년 국왕 내외가 참석하여 직접 시상을 한다. 이 자리에서 필자는 Vicente 총장으로부터 세르반테스 자필 원고집 사본을 선물받았는데, 소중하게 잘 간직하고 있다.

Jose Vicente 에나레스 대학 총장, 세르반테스 문학상 시상식 장소와 세르반테스 자필 원고집 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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