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 대사관에서 젊은 사업가 Danny Han(한혜훈)을 만났다. 필자는 태권도 사범 출신들의 자영업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스페인 한인사회에서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젊은 차세대들을 발굴하는데 관심이 많았다. 한인사회의 다양화를 위해서였다. Danny Han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서 일하다가 그만두고, 국제적으로 알려진 스페인 비즈니스 스쿨인 IE(Instituto de Empresa)를 졸업하였다. 졸업후 스페인 대기업에서 잠시 근무한 후 스페인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과 유학생들을 위한 컨설팅 기업을 창업하였다. ‘스페인어게인’이라는 플랫폼도 만들어 한국 사람들에게 스페인을 소개하는 가교 역할을 하였다. 이때 인연으로 필자가 지금 ‘스페인어게인’에 매주 스페인 일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이날 면담에서 Danny Han이 중고등학교 시절을 필자가 근무했던 코스타리카에서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아마도 인연이 특별했던 것 같다. Danny Han은 ‘스페인어게인’을 통해 대사관의 활동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등 필자의 업무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한국에서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IE에서 MBA를 받은 후 자신의 사업을 한 또 다른 젊은 사업가가 있었다. 안달루시아에서 에시하 발롬피에(Ecija Balompie) 축구단을 운영하는 박영곤 구단주가 그였다. 축구를 너무 좋아했고 IE에서 공부를 하면서 축구단 인수 준비를 해서 졸업후 이 축구단을 인수하였다고 한다. 2016년 인수 당시 4부 리그에 속했는데, 2017-2018년 시즌에 많은 노력 끝에 3부 리그로 승격하였다고 한다. 스페인 축구는 7부 리그로 운영되는데, 3-4부 리그만 해도 수준이 높고 운영에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고 한다. 팀 성적과 함께 운영 자금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박영곤 구단주를 2018년 8월에 처음 만났고, 이후 계속 연락하고 지냈는데, 2018-2019년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아 다시 4부 리그로 내려 갔고, 운영에도 어려움이 많아 결국 구단을 정리하고 말았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스페인에는 배우 겸 방송인으로 인기를 누렸던 한국인(윤우순)도 있다. 5.8에 필자와 사무실에서 만났는데, 2000년대 중반에 스페인에 여행을 왔다가 우연히 길거리에서 모델로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이후 방송 사회자로 인기를 얻어 2010년부터 7년간 채널 6 방송국의 9시 시사 프로그램 El Intermedio의 앵커로 일했다. 현재는 연극과 영화 활동을 주로 하고 있는데, 아직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필자와의 면담 이후 대사관 활동에도 적극 협력하여, 9.25에 개최된 한국문화관광대전, 2020년 1월 마드리드 국제관광박람회 ‘한국의 밤’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El Bulli 식당에서 Ferran Adria 견습생으로 일한 후 마드리드에 한식-스페인식 퓨전 음식 식당을 개업한 Luke Jang, 화가로 활동하면서 500페이지에 달하는 프라도 미술관 작품 안내서를 한글로 번역한 Kay Woo (우경화), 스페인 가죽가방 명품기업인 로에베에 납품하는 도예 공예가 백주현, 스페인 국립무용단의 수석무용가로 활동한 김세연, 스페인에서 유일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대사관과 한국인들에게 법률 서비스를 하는 이윤교 변호사가 생각난다.
스페인 사람들중에는 하이메 고르베냐(Jaime Gorbeña) 베르헤(Bergé) 그룹 회장이 생각난다. 베르헤 그룹은 물류와 자동차 판매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전세계 소규모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한국과도 1970년대 부터 포니를 시작으로 스페인과 중남미에서 한국자동차 판매를 대행하였고, 현재도 쌍용(스페인,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기아(카나리아제도, 포르투갈) 자동차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이러한 인연 때문인지 2014년부터 매년 한국 대학생 4명을 5주간 초청해 5주간 인턴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스페인 상황, 한-스페인 양국 관계, 스페인 기업 시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소중하고 잊지 못할 경험을 하였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에 대한 고르베냐 회장의 호의에 보답하여 필자도 대사관에서 양국 관계 브리핑을 실시하고, 관저 오찬에 초청하였다. 2019년에도 중앙대학교 학생 4명이 참가하여, 2.19 고르베냐 회장 일행과 함께 관저 오찬을 함께 하였다.
Gomez Acebo & Pombo 법무법인과도 가깝게 지냈다. 이 법무법인은 스페인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법적 자문을 많이 대행하는데, 6.12 필자의 Executive Forum 조찬 연설회에 Bergé 그룹과 함께 후원을 해주기도 하였다. Manuel Martín 시니어 파트너를 비롯한 5명의 변호사들과 상호 방문, 관저 만찬 등을 통해 우의를 돈독히 하였는데, 특히 12.17 시내의 한 와인 샵으로 포도주 시음회에 초청받았는 것이 무척 기억에 남는다. 영업이 끝난 후 와인 박스가 여기저기 쌓인 가게 안에서 의자도 없는 테이블 주위에 서서 법무법인과 대사관 직원들이 함께 포도주를 즐겼다. 소물리에 가게주인이 엄선하여 준비한 6가지 종류의 스페인 와인을 재미있는 설명과 함께 맛보면서 한해를 마무리했다. 와인 애호가인 필자에게는 스페인에서 받은 최고의 초청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케이블 방송(Déjate de Historias TV)에 한국을 소개하는 프로그램(Corea para Principiantes)을 제작한 기자가 있었다. Teresa Novillo 기자가 주인공인데 한국과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을 대담에 초청하여, 한국과 한-스페인 관계에 대해 다양한 정보와 시각을 제공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11.18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인터뷰를 가졌던 기억이 난다. Teresa Novillo 기자는 또한 스페인의 젊은 층들과 함께 한류 확산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여 대사관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러한 분들의 지원과 협력으로 필자가 스페인에서 임무를 잘 완수하였다고 생각하며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