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페스티벌 개막 갈라 디너 이야기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48

한식 페스티벌 개막 갈라 디너 이야기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48

마드리드 한국식당 지도

“해외에서 한식을 어떻게 알릴까?”는 항상 어려운 과제이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살고 한국이 잘 알려진 미국이나 아시아 국가에서는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높아졌고, 고급 한국 식당들도 많이 생겼다. 그러나, 유럽 중심적인 스페인만 해도 아직 그렇지가 못했다. 대사관은 국경일 행사, 한국 문화주간 등 계기 마다 불고기, 잡채, 김밥 등 인기 음식을 준비하고, 스페인 인사들과 외교단을 시내 한국식당에 초청하는 등 한식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필자가 주최하는 관저 오만찬에 참석한 사람들도 한식이 맛있다면서, 마드리드에 소재한 한국식당을 추천해 달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한국식당 지도를 만들어서 나누어 주기도 하였다. 마드리드 시내의 지하철 노선을 중심으로 20개의 식당을 배치하고, 뒷면에 이름과 주소를 써 넣었다.
한식 전시 테이블
그리고 좀더 격조있게 한식을 알리기 위해 유명 호텔에서 한식을 판매하는 행사를 개최하였는데, 이를 한식 페스티벌(Jornadas de Gastronomia Coreana)이라고 명명하였다. 문화원이 스페인 호텔과 협의하여, 한국에서 유명 셰프를 초청하고, 스페인 호텔은 식재료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한식을 준비하였다. 2018년에는 국경일 행사 주간인 10월초에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개최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9년에는 6.24부터 일주일간 Gran Melia Hotel에서 주최하였는데, 필자는 평소 해보고 싶었던 개막 갈라 만찬을 추진하였다.
전채요리
(해물파전, 부각, 닭꼬치, 은행구이와 흑마늘, 삼겹살쌈)

2번째 코스(구절판)

2번째 코스(잣죽과 나박김치)

최고의 장소에서 최고의 한식을 최고의 손님들에게 대접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먼저 장소인 Gran Melia Hotel은 시내 왕궁 근처에 위치한 그라나다 데 에가 공작의 궁(Palacio de los Duques)을 리모델링한 아름다운 호텔이었다. 손님은 스페인 각계 주요인사 50명만 엄선하여 초청하였다. Isabel Oliver 관광차관, Raul Blanco 산업차관, Antonio Rodriguez 헌법재판관, Alfredo Martinez 왕실 의전장, Inmaculada Riera 상공회의소 사무총장, Javier Cremades 법무법인 대표가 참석하였고, 평창올림픽 남자 피겨스케이팅 동메달리스트 Javier Fernandez와 한국 출신 유명 방송인 윤우순도 참석하여 주의를 끌었다.

메인 메뉴(불고기, 비빔밥, 조개 된장국, 김치)

음식은 여러 나라에서 한식을 소개한 경험이 있는 Sheraton Seoul D Cube City Hotel의 이정훈 셰프를 초청하여 준비하였다. 메뉴는 4개 코스로 나누었는데, 전채요리는 해물파전, 부각, 닭꼬치, 은행구이와 흑마늘, 삼겹살쌈; 두번째 코스로 잣죽과 나박김치, 구절판; 메인 메뉴로 불고기, 비빔밥, 조개 된장국, 김치; 마지막 후식은 수정과, 팥빙수, 곶감롤, 다식, 홍삼젤리를 준비하였다. 장식에도 신경을 써서 전통 보자기와 보석상자를 테이블 중앙에 놓고, 한국에서 가져온 놋그릇에 음식을 담았다.
후식(수정과, 팥빙수, 곶감 롤, 다식)
그러나 무엇보다도 필자가 신경을 썼던 것은 초청 손님들에게 ‘한국의 맛’이 무엇인지 인식시키고, 준비한 음식을 어떤 재료로 어떻게 요리하였는지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귀한 행사에 초청을 받았으니 손님들도 한식을 배우고 가야 한다. 그래서 이정훈 셰프가 숙성과 발효로 만들어지는 ‘감칠맛’, 다양한 식재료간 균형과 조화, 건강식이라는 한식의 특징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음식이 나올 때마다 재료와 요리 방식을 설명하였다. 손님들도 설명을 듣고 음식을 즐기니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좋아하였다. 그리고 이날 준비한 스페인의 대중 와인중 하나인 Emilio Morro도 음식과 조화가 정말 좋았다.

이정훈 셰프의 한식 설명

필자 인사말

국악인 이솜의 해금 연주

만찬 마지막에 국악인 이솜이 해금을 연주하여 행사의 품위가 한층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8시에 시작한 행사가 12시에 모두 끝났다. 스페인 기준으로는 너무 늦게 끝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끝까지 한식을 재미있게 즐기고간 손님들이 무척 고마왔다. 무엇보다도 행사를 잘 준비해 준 이종률 원장과 나예원 주무관 등 문화원 직원들의 수고가 많았다. 다소 무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던 필자의 구상을 아무런 불평없이 훌륭히 해내었다.

테이블 1

테이블 2

테이블 3

테이블 4

테이블 5

다음날 많은 손님들이 갈라 만찬 초청에 다시 한번 감사하며, 한식과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는 인사를 전해 왔다. 특히 Alfredo Martinez 왕실 의전장은 서한을 통해 행사가 매우 우아하고 멋졌다고 평가하면서, 한국 외교의 높은 수준을 잘 보여 주었다는 다소 과장된 인사를 해왔다. 어쨌든 기분은 나쁘지 않았고, 10월로 예정된 펠리페 6세 국왕 방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는 말에 큰 격려가 되었다. 이날 행사를 계기로 Martinez 의전장과는 매우 가깝게 지내게 된 것은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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