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가을 마드리드의 이모저모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50

2019년 가을 마드리드의 이모저모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50

9.30 외교장관공관(Palaciod e Viana) 업무오찬, Elena Perez 의전실 담당관, 박내천 공사참사관, Caridad Batalla 의전국장, 필자, Ana Salomon 아태국장, Pilar Mendez 아태국 부국장, Maria Sebastian de Erice 의전부국장

긴 여름 휴가 기간이 끝나고 9월이 되자 마드리드는 다시 활기를 되찾는다. 대사관도 직원 교체가 있었다. 3년간 수고했던 최종욱 공사참사관, 유승주 참사관, 민보람 서기관, 배영기 경찰영사가 귀임하고, 박내천 공사참사관, 조기중 참사관, 조충경 서기관, 김승철 영사가 부임하였다. 기업쪽에서는 한화에너지가 총 1,000 MW 상당의 태양광 프로젝트 사업권을 인수하여 스페인에 진출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고, 전대진 법인장과도 면담을 하였다.

9.20 한반도 정책 포럼

9-10월에는 펠리페 6세 국왕의 방한 준비외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먼저 9.19에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국-EU 1.5 트랙 대화가 왕립엘카노연구소에서 개최되었다. 이 대화는 엘카노연구소가 유럽 주요국 연구소들과 네트워킹을 형성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EU가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가끔은 북한의 고위관계자도 참석하였는데, 이번 대화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소장(대리)이 참석하였다. 필자는 평시 언론과 기고를 통해서 알고 있었던 Ramón Pacheco 브뤼셀자유대 한국학 석좌교수를 만날수 있어 좋았다. 그는 활동은 영국과 벨기에에서 하고 있지만 스페인 출신으로 스페인 언론에도 자주 기고를 한다. 9.20에는 대사관이 인터콘 호텔에서 “한반도 상황과 도전”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였다. 전봉근 소장이 기조발표를 하고, Mario Esteban 엘카노연구소 연구원과 Gonzalo Ortiz 전 주한 스페인대사가 EU와 스페인의 시각을 발표하였다.
가장 중요한 현안은 10.23-24로 예정된 펠리페 6세 내외의 국빈 방한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Ana Sálomon 외교부 아태국장과 Caridad Batalla 외교부 의전국장을 수시로 만나 의전과 일정 문제를 협의하였다. 국왕 내외의 기호나 한국에 대한 관심사항에 대해서는 Alfredo Martín 왕실 의전장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국왕을 수행할 장관으로는 Josep Borrell 외교장관과 Reyes Maroto 산업통상관광 장관이 결정되었다. 수행 기업인들도 30여명이나 되었다.

9.25 한국문화관광전

9.25에는 한국관광공사가 한국문화관광전을 개최하였다. 2020년 1월 한국의 마드리드국제관광박람회(Fitur) 주빈국 참가 계약을 기념하고, 스페인에 대한 한국관광 홍보를 위해 개최하였다. 스페인 인기 한국 방송인 윤우순의 진행으로 스페인 미슐랭스타 식당 El Bulli 출신 요리사 Luke Jang의 한식 시연, 스페인 언론인 Angel López가 전하는 내가 느낀 한국 이야기, 전통 국악 연주, K-pop 공연 등으로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한국관광 상품 확대를 위해 스페인 여행사, 언론, 파워 인플루언서를 선별 초청하였고, Oliver 관광차관, López-Puertas 마드리드박람회 (IFEMA) 대표, Xu Jing 세계관광기구(UNWTO) 국장도 참석하여 높은 관심을 보여 주었다.

10.1 Juan Jose Gonzalez 헌법재판소장 예방

10.1에는 Juan José González 헌법재판소장에게 연락이 와서 헌법재판소를 방문하였다. 한국 헌법재판소의 적극적인 협력에 많은 빚을 졌다면서, 감사의 인사를 하기 위해 필자를 초청했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부속실에서 점심 까지 대접해 주셨다. 필자가 생각해도 양국 헌법재판소간 교류는 여러 면에서 활발하였다. González 소장이 말씀하신대로 양국이 독일식 모델을 수용하여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일 수도 있겠으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정문 앞 차를 타는 곳 까지 나와 필자를 배웅하신 배려가 잊어지지 않는다.

10.2 국경일행사 참석자

10.2 국경일행사 Maroto 장관, Mendez 차관, Narvaez 헌법재판관, Salomon 국장

10.2 개최한 국경일 행사에는 Reyes Maroto 산업통상관광 장관, Xiana Mendez 통상차관, Antonio Narváez 헌법재판관이 참석하였다. 평시 외국공관의 국경일 행사에 장차관급이 거의 참석하지 않는 스페인의 관행으로는 이례적이었다. 2년간의 외교활동을 통해 친분을 다진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었다. 작년에 비해 행사가 더욱 알차게 진행되었다.

10.7 마드리드 관광 서미트

10.7에는 제5차 마드리드 관광 서미트에 참석하여 한국인의 스페인 방문 증가 현황에 대해 발표하였다. 이번 행사는 아시아 원거리 관광객 유치 방안이 주제였다. 최근 유럽 관광객 수는 정체 상태인 반면, 아시아 관광객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다. 한국, 중국, 인도 대사가 발표자로 초청되었는데, 2018년 방문자 수는 각각 49만명, 65만명, 20만명 수준이었다. 필자는 최근 한국인 방문자 수의 빠른 증가(2013년 11만명에서 2018년 49만명, 2019년 8월까지만 43만명) 및 원인, 1인당 지출액(2,300유로, 외국인 평균 1,000유로), 주 12회 직항 운영, 한국인의 산티아고 순례객 증가(2018년 6천명), 양국간 Working Holiday Program 시행 등 한국인의 스페인 방문 현황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리고,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스페인 당국에 주요명소, 호텔, 식당에서의 한국어 안내 확대와 강절도 대책 마련, 서울에 스페인 관광사무소 개설을 제안하였다. 특히 한국 관광객에 대한 강절도 피해가 연간 1,400건에 달해 작심하고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하였다. 중국과 인도 대사도 같은 입장을 표명하였다. 대사들의 발표가 끝난 후 세션의 모더레이터였던 전직 스페인 고위인사가 강절도 피해 문제가 다소 과장된 것이 아니냐는 발언을 하였다. 이에 3명의 대사가 모두 이 문제로 자국 관광객들과 대사관이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스페인의 국가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머썩해진 모더레이터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토론을 끝냈다.

10.11 한-스페인 민간경협위

10.11에는 제20차 한-스페인 민간경협위원회가 스페인 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되었다. 민간경협위는 1973년 설립되어 양국 기업인들간 협력 채널로 활용되어 왔으나, 2008년 세계경제위기 발생 이후 활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2017년 12월 재외공관장회의시 만난 강호영 대한상공회의소 전무가 중단된 민간경협위의 재가동을 추진중이라면서 대사관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후 스페인 상공회의소 측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겸 한-스페인 민간경협위 한국측 대표가 기업인들과 스페인을 방문함으로써 재가동하게 된 것이다. 민간경협위의 재가동은 10월말 스페인 국왕의 방한을 앞둔 상태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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