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시작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56

2020년의 시작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56

필자가 기고한 외교지 표지

2019-2020년의 연말연시는 다소 힘들고 우울했다. 12.20(금)에 마드리드 시내에서 발생한 유학생 사망사고 때문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안타깝고 불행한 이 사고를 처리하고 유가족을 도와 시신을 한국으로 운구하기 까지 17일이 걸렸다. 사고가 국내 언론에도 보도되었고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와서 심적으로 부담도 많이 느꼈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업무를 시작했다.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하는 마드리드 국제관광박람회(Fitur)가 1.22로 코앞에 다가왔다. 본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5월 스페인 방문을 스페인 정부에 제의하라는 지시도 왔다. 계획했던 수교 70주년 기념행사들도 추진해야 한다.
2020 Fitur 기자회견 참석자 기념촬영
스페인 국내정국은 1.7에 Pedro Sanchez 총리 임명 동의안이 힘들게 하원을 통과함으로써 안정이 된 것 같다. 집권 사회당은 2019.4.28 조기총선에서 과반에 훨씬 못미치는 의석을 확보하여 총리 선출에 실패하였고, 11.10 재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으나 극좌파인 포데모스연합과 연정을 구성하고(스페인 최초), 소수 정당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집권에 성공하였다. 여전히 소수정부이긴 하지만 8개월 이상을 끌어온 임시정부 체제가 끝났다는 점에서 다행이었다.
이런 가운데 한가지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스페인 외교아카데미에서 필자를 명예회원으로 임명한다는 것이었다. 명예회원이 다소 상징적인 것이기는 해도 필자의 활동을 인정해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어 기분이 좋았다. 필자는 2019년에 외교아카데미와 레알마드리드 재단이 주최한 ‘스포츠와 외교’ 포럼에서 발표를 하였고, 외교지에 한-스페인 관계에 대해 기고도 하였다. Santiago Velo de Antelo 회장과도 무척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스페인 외교아카데미 명예회원 임명장 수여식

임명식은 1.9에 카시노 데 마드리드(Casino de Madrid)에서 개최되었다. 카시노 데 마드리드는 시내 중심부 솔광장(Puerta del Sol) 근처에 있다. 한번은 필자가 행사 참석을 위해 건물로 들어 가려는데 한 동양인(중국인으로 보였음)이 영어로 이곳에서 카지노(도박)를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아마 Casino라는 단어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았다. Casino는 원래 오락시설을 갖춘 연회장이라는 개념이었고, 이곳도 1836년 상류층을 위한 사교클럽으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이날 모두 13명의 신규 회원이 임명되었는데, 외국대사는 필자를 포함하여 4명이었다. 많은 동료 대사들과 스페인 인사들이 참석하여 축하해주어 기분이 좋았다.

스페인 외교아카데미 명예회원 임명장

1.14에는 2020년 마드리드 국제관광박람회(Fitur) 개최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는데, 필자도 주빈국 대표로 참석하였다. 기자회견장에는 50여명의 많은 기자들이 있었다. 단상에는 마드리드박람회(IFEMA)의 Clemente Gonzales Soler 회장, Eduardo Lopez Puertas 사무총장, Fitur의 Luis Gallego 조직위원장(이베리아항공 회장), Maria Valcarce 국장과 Isabel Maria Oliver 관광차관, 필자가 앉았다. 필자는 한국의 주빈국 참가에 대해 7분 가량의 발표를 했는데,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2020 Fitur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하는 필자

“2020년 한-스페인 수교 70주년을 맞아 한국이 Fitur에 주빈국으로 참가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70년간 양국관계가 제반 분야에서 발전하여 왔는데, 특히 최근에는 관광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63만명의 한국인이 스페인을 방문하였는데, 이는 한국의 인구와 지리적 위치를 감안하면 놀랄만한 숫자입니다. 작년 10월에 펠리페 6세가 한국을 방문하였는데, 한-스페인 양국 정상은 관광협력 확대의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 하였고, 양국 장관들간 협력 MOU가 체결되었습니다. 이 MOU에서 양국은 2020-21년을 상호 방문의 해로 지정하고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하였는데, 한국의 Fitur 참가가 그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한국은 5천년의 역사와 문화유산, 아름다운 자연, 한류, 수준높은 관광 인프라를 가진 관광국가입니다. 이번 Fitur 참가를 통해 이러한 한국의 관광 매력을 스페인은 물론 전세계에 알리고자 합니다. 참가국들중 320㎡의 가장 큰 면적으로 설치되는 한국관의 주제는 ‘전통과 현재의 융합’입니다. 자연과 고궁과 같은 전통적 이미지의 바탕하에 3D LED 기술로 현대적인 스마트 관광 이미지를 보여줄 것입니다. 입구를 지나면 멀티 미디어 터널이 나오고 K-Pop, K-Beauty, K-Food 체험관과 기업 상담관도 운영이 됩니다. 개막 2일째인 1.23일에는 카시노 데 마드리드에서 ‘한국 관광의 밤’ 행사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여러명의 기자들이 인터뷰 요청을 하였다. 필자의 명함을 받은 기자들은 나중에 이메일로도 질문을 하여 대답해주었다. 기자회견후 검색을 해보니 한국의 주빈국 참가에 대한 보도가 많이 있었다. 주빈국 참가로 한국 홍보가 많이 되고 있어 기분이 좋았다. 개막식이 가까워오자 Fitur에 대한 언론 보도도 증가하여 갔다. 2020년이 Fitur 창설 4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필자는 1.18(토) 마드리드의 유명 라디오 방송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이 방송은 이날 하루종일 Fitur의 역사, 성과와 2020년 계획, 프로그램에 대해 방송하고 각계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필자는 한국의 주빈국 참가 의의와 한국관에 대해 설명하였다.
한국관광공사와 한국관 운영, 한국의 밤 행사 개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였고, 스페인 관계기관과 정부대표인 박양우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의 일정도 준비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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