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가을의 마드리드와
2차 국가경계령 발동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61

2020년 가을의 마드리드와
2차 국가경계령 발동
전홍조 대사의 스페인 일기 ep. 61

코로나 19와 여름 휴가철로 한산했던 마드리드도 9월이 되자 어느 정도 활기를 되찾았다. 그러나 거리와 식당들이 관광객들로 붐볐던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 스페인 한인사회도 천명이 넘는 유학생과 거주자들이 한국으로 귀국해 버렸다. 주 12회 운항되었던 직항도 모두 중단되었다. 주춤하였던 확진자수도 9월이 되자 다시 증가하고 있었다. 대사관에서도 현지인 직원들이 몇차례 감염된 사례가 나와 전직원이 PCR 검사를 받았다.
9월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출마 교섭이 주요 현안이었다. 필자는 Xiana Méndez 통상차관, Ana María Sálomon 외교부 총국장을 면담하고 지지를 요청하였다. 유명희 본부장은 Reyes Maroto 통상산업관광 장관과 화상 면담을 가졌다.

기업활동 지원협의회

9.17에는 대사관에서 주재 지상사 대표들과 기업지원협의회를 개최하였다. 코로나 19 발생 이후 처음 갖는 대면 행사였다. 방역을 위해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하고 테이블 간격을 넓게 하니 분위기가 새로웠다. 지상사들도 코로나 19로 매출이 많이 감소하였다고 하면서, 스페인 정부가 발표하는 새로운 경제지원책에 대한 정보를 신속히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9.16에는 KOTRA가 마드리드 상공회의소와 함께 화상으로 개최한 한국 무역투자 설명회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였다. 80여개의 많은 스페인 기업들이 참석했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스페인 기업들도 비즈니스 재개에 목말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베로아메리카 K-Pop 스타스 페스티벌 포스터

이베로아메리카 K-Pop 스타스 페스티벌 출연팀

9월에는 기억할만한 2개의 문화행사가 있었다. 하나는 9.5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개최된 “이베로아메리카 K-Pop 스타스 페스티벌”이었다. 이종률 주스페인 문화원장이 주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문화원과 공동으로 기획한 이 행사는 4개국의 8개 K-Pop 우수 커버댄스팀이 공연을 하고, 이베로아메리카 22개국 팬들이 참가하였다. 이베로아메리카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스페인, 포르투갈, 안도라, 중남미 19개국을 의미한다. Rebeca Grynspan 이베로아메리카 사무총장도 축하 영상을 보내 왔다. 아르헨티나의 유명 한류 유튜버 황진이의 사회로 진행되었는데, 엄청난 동시 환호 댓글이 올라오는 등 기대한 것 보다 훨씬 더 열광적인 호응에 놀랐다. 문화원측은 2만 5천 여명의 팬들이 접속했다고 집계하였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이베로아메리카 22개국 K-Pop 팬들을 연결시킨 창의적인 행사였다고 생각한다.

연주회 후 조성진 피아니스트와 사진 촬영

또 다른 행사는 9.21에 개최된 피아니스트 조성진 음악회였다. Círculo de Bellas Artes(예술서클)이 문화원과의 협조로 개최된 이 행사는 당초 4월에 예정되었으나 코로나 19로 연기되었다. 자칫 무산될 뻔 했는데 조성진 피아니스트의 결심과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성사가 되어 기뻤다. Círculo de Bellas Artes(예술서클)는 마드리드의 주요 민간 문화단체로 극장은 시내 하원 근처에 있다. 객석은 40%의 관객만 입장이 허용되었고 마스크까지 착용하여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지만, 연주가 끝난 후 스페인 관객들의 반응은 정말 열광적이었다. 좌석 축소로 티켓을 구입하지 못해 아쉬워한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음악회에 온 몇몇 한국분들은 특히 감동이 많았던 것 같다. 긴 코로나 봉쇄로 분위기가 침체되었는데 세계적인 한국 음악인이 스페인에서 연주회를 가진 것 자체가 용기를 주었다고 한다. 연주가 끝나고 대기실에 가서 조성진 피아니스트와 인사를 했다. 처음 만났지만 실력은 물론이고 따뜻하고 겸손한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연주회에서 인사하는 조성진 피아니스트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한-스페인 수교 70주년 홍보를 위해서도 노력하였다. 먼저 The Diplomat in Spain의 온라인 사이트에 홍보 배너를 설치하여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자료를 수록하였다. 9.30에는 수교기념책자 발간행사를 대면으로 개최하였다. 10.3 국경일(개천절)에는 수교 70주년을 맞는 필자의 인사말과 한국-스페인 음악인들의 합동공연 2편(아리랑 콜라보레이션, 정가-플라멩코의 만남)을 녹화하여 온라인으로 게시하였다. 또한 국경일 초청장을 보내면서, 수교 70주년 기념 로고를 새긴 마스크를 한국에서 제작하여 항균 파우치와 함께 각계각층에 배포하였다. 마스크를 받은 많은 스페인 인사들이 마스크의 디자인, 색, 질감이 좋고, 특히 항균 파우치는 한국만이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면서 감사의 인사를 보내 왔다. 몇몇 대사관들은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느냐고 문의도 하였다고 한다. 마스크 외교가 꽤 효과를 거둔 셈이다.

2020년 국경일 초청장과 마스크 보관 항균 파우치

스페인 각계각층에 보낸 마스크

10.14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가 화상으로 진행되었다. 주영국 대사관, 주이란 대사관, 주이스라엘 대사관,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과 합동으로 진행되었는데, 스페인에 대해서는 질의가 많지 않았다. 다만 이재정 의원이 2019년 12월말에 발생한 유학생 사망사고에 대해 언급하여 순간 긴장이 되었다. 그러나 이재정 의원은 대사관이 유가족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한다면서 모범사례로서 공유하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하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칭찬이었다. 함께 고생했던 직원들의 얼굴에 미소가 돌았다.

2020년 국정감사 증인 선서를 하는 필자와 대사관 간부

10.15에는 스페인에 새로 진출한 CJ ENM 주재원을 만났다. Entretenimiento Coreano(Korean Entertainment)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스페인어 더빙과 자막을 넣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을 새로이 시작했다고 말한다. 스페인은 물론 전세계 스페인어권 국가 한류 팬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문화산업 측면에서도 스페인의 플랫폼 역할이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코로나 19는 다시 확산되었고, 10.20이 되면 일일 신규 확진자가 17,000명으로 1차 유행때 보다 2배가 증가하였다. 누적 확진자도 유럽에서 처음으로 백만명을 넘어섰다. 결국 정부는 10.25 다시 국가경계령을 발동하고 만다. 다시 봉쇄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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