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린 시절 외국에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국에서 계속 사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인데, 중고등학생 때 2년 조금 넘게 중남미 코스타리카에서 조기유학을 했다.
지난 20년 넘게 많은 사람들로 부터 왜 하필 코스타리카냐고 질문을 받아왔다. 일단 중남미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나라다.
정치적으로 중립이고, 중남미에서는 그나마 안전하고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미국 국제학교가 있고, 미국과도 가깝다는 점…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지구 반대편의 코스타리카, 당시 LA를 경유해서 가면 대기시간 포함 총 33시간이 걸렸다. 이미지 = 구글 지도)
코스타리카에 살 때는 항상 한국이 그리웠는데, 정작 한국으로 돌아가니 코스타리카에 살았던 당시를 늘 그리워 했다.
역향수병…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을 향수병이라고 하는데, 역향수병은 타지역에 있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타지역에 대해 그리워하는 병(?)이다.
물론 좋은 일들만 기억나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한국으로 돌아와 고등학교를 다니고 대학입시와 군복무…
한국의 치열한 삶속에 지치다보니 조금 더 여유있고, 날씨와 공기가 좋았던 그 곳이 그리웠던 것 같다.
특히 외국어를 배우는 것도 아무리 한국에서 책을 보고 열심히 해도 해외에서 배운 것들 보다는 효율이 안 나니 더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코스타리카는 적도 근처에 위치하여 1년 내내 기온이 따뜻하며, 자연 환경이 잘 보존된 곳이다. 이미지 = Pixabay)
군제대 후 대학생 때 다른 친구들이 교환학생, 어학연수 등을 떠나길래 나도 한 번쯤은 나가고 싶었다.
당시 산업자원부와 무역협회에서 주관했던 대학생 해외 인턴 프로그램이 있었고, 여러 국가들 중 스페인이 있었다.
코스타리카도 스페인의 식민지였기에 스페인어를 사용했던 국가인데, 이번 기회에 스페인 본토를 가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스페인 인턴에 지원해서 뽑혔고, 4학년 2학기 한 학기를 남겨 둔 채 LG 전자 스페인 법인에서 6개월 동안 인턴 생활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