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블루에너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UEFA 슈퍼컵 결승전은 유럽 축구 팬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될 명승부였다. 경기 시작 전 분위기는 팽팽했지만, 전반과 후반 초반까지는 토트넘 홋스퍼가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토트넘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공식 경기에서 그는 선수들에게 강한 압박과 빠른 전환을 주문했고, 이 전략은 전반 39분 선제골로 결실을 맺었다. 주앙 팔리냐가 강하게 찬 슈팅을 PSG 골키퍼 루카스 셰발리에가 본능적으로 막았지만, 그 공이 흘러나오자 미키 반 더 펜이 지체 없이 왼발로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그 순간 토트넘 팬들은 이 경기가 순조롭게 풀릴 것이라고 확신했을 것이다.
후반 시작 직후 토트넘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살렸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강력하게 차 올렸고, 셰발리에가 두 손으로 막아내려 했으나 공의 속도와 힘이 너무 강했다. 그렇게 스코어는 0-2가 되었고, PSG의 상황은 매우 어려워졌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PSG는 이날 경기 전까지 한 달 이상 공식전을 치르지 않아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고, 전반 내내 유효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하며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이 팀은 쉽게 무너질 수 있는 팀이 아니었다.
후반 중반 PSG는 점유율을 바탕으로 공격을 전개했지만, 토트넘의 수비는 촘촘하고 조직적이었다. 특히 중앙 수비수들의 위치 선정이 뛰어나 슈팅 기회를 만들기 어려웠다. 하지만 84분,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 경기를 바꿔놓았다. 박스 외곽에서 비티냐로부터 패스를 받은 그는 한 박자 빠르게 오른발로 낮고 강하게 찼고, 공은 토트넘 골키퍼 구글리엘모 비카리오의 손끝을 스치며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골로 PSG는 희망을 되살렸다.
시간은 거의 다 흘렀지만 PSG는 끝까지 밀어붙였다. 경기 종료 직전, 우스만 뎀벨레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곤살로 하무스가 수비수를 앞에 두고 점프하며 머리로 받아 넣었다. 스코어는 2-2. 극적인 동점골에 PSG 벤치와 팬들은 폭발적인 환호를 보냈다. 토트넘 선수들은 당황했고, 이미 체력적으로 지쳐 있었다.
승부차기에서 PSG는 첫 번째 키커 비티냐가 골대를 맞히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셰발리에가 반 더 펜의 슛을 막아내며 흐름을 바꾸었다. 이후 토트넘의 마티스 텔이 실축했고, PSG는 마지막 키커 누노 멘데스가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4-3 승리를 확정지었다. 파리 생제르맹은 구단 역사상 첫 UEFA 슈퍼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선수들은 함께 모여 환호했다.
이날 PSG는 전반에는 단 한 번도 골문을 위협하지 못했지만, 후반과 연장 없는 승부차기까지의 흐름에서 집요한 공격과 집중력을 발휘했다. 기대 득점(xG) 수치는 1.17로 토트넘의 1.38보다 낮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을 살리는 능력에서 승부를 갈랐다. 2005년 소쇼전 이후 처음으로 경기 막판 두 골 차를 뒤집은 경기였고, 2025년 들어 잉글랜드 클럽과의 9번째 맞대결에서 6번째 승리를 거두는 의미 있는 결과였다.
토트넘은 경기 전까지 17년 만에 유럽대항전 우승컵을 들어 올린 유로파리그 챔피언이었고, 이 기세를 슈퍼컵으로 이어가려 했으나, 마지막 순간 집중력을 잃으며 무너졌다. 점유율은 26%였지만, 슈팅 13회 중 5회가 유효슈팅으로 이어졌고, 경기 대부분을 자신들의 계획대로 풀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뒷심 부족이 뼈아팠다. 이날의 패배는 앞으로의 시즌을 준비하는 토트넘에 큰 교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