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해요 모드리치! 몰라봐서 미안해요!
[FIFA 2018 올해의 선수 상을 받은 모드리치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이미지:MARCA)
레알마드리드는 세계최고의 명문 구단
레알 마드리드는 그냥 마드리드 팀이 아닌 레알(Real) 이란 칭호가 붙어 있다. 왕이 직접 이름을 붙여 주었다.
영국 브랜드 평가 기업 ‘브랜드 파이낸스’가 발표한 ‘2018년 전 세계 축구 클럽 브랜드 가치 50’을 보면 1위는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8.95억)고, 그 바로 뒤를 레알마드리드($15.73억)가 2위로 따라 가고 있다. 3위인 FC 바르셀로나는 $15.11억의 가치로 레알 마드리드를 바짝 쫓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6년 가까이 살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축구에 그리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 경기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Santiago Bernabéu)를 자주 지나다니면서도 크리스티아노 호날두(Cristiano Ronaldo) 와 가레스 베일(Gareth Bale) 정도만 알았다.
크로아티아의 모드리치 vs. 레알마드리드의 모드리치
우연히 지난 여름 러시아 월드컵을 보면서 크로아티아의 선전을 확인 했다. 16강, 8강, 4강까지 올라가고 결국 결승전까지 올라갔다. 피파랭킹 16위었던 팀(2018년 6월 기준)이 결승전까지 올라가는 저력을 펼치는 모습을 보고 꼭 우승까지 해 주길 바랬지만 프랑스 앞에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끝까지 멋진 경기를 펼친 크로아티아였고, 그 팀에는 아주 작은 루카 모드리치(Luka Modrić)라는 선수가 있었다. 처음 보는 선수인데, 메시만큼 또는 이번 월드컵에서만큼은 메시보다 더 멋진 경기를 펼쳤고, 정말 자신의 국가인 크로아티아를 위해 몸을 바치는 선수처럼 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2012년 부터 등 번호 10번을 달고 레알 마드리드의 소속으로 뛰고 있는 것을 알았다.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팀에서 열심히 뛰었을텐데 무관심 했던 나의 모습… 주변에 물어보니 엄청나게 유명한 선수라는데 나만 몰랐던 것이다. 아무래도 호날두와 메시의 그늘이 컸나보다.
FIFA 2018 올해의 선수로 선정
그는 이번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 1위’로 선정 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호날두와 메시가 번갈아 받아 오던 이 상을 두 사람을 모두 제치고 모드리치가 받았다. 호날두는 2위, 살라는 3위…
그 동안 다른 선수들을 위해 많은 조력자 역할을 했는데, 이제서야 전 세계가 그의 멋진 플레이를 최고로 인정 한 것 같아 나 또한 기분이 좋다.
창조적인 패스, 넓은 시야, 드리블, 볼 컨트롤, 최고의 테크니션, 킥 정확도, 시원한 중거리 슛, 방향전환 능력, 판단력, 수비력, 공이 있는 곳에 항상 있음.
위의 모든 장점은 항상 모드리치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다.
모드리치의 숨은 실력이 진정한 실력
모드리치는 172cm의 작은 신체 조건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창의적인 플레이와 넓은 시야를 이용해 능숙하게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중원의 지휘자’로 불리고있다. 그뿐만 아니라 양발을 모두 활용 할 수 있으며 공이 있던 없던 항상 포지션을 잘 잡아 게임의 템포를 조율하는데 두각을 나타낸다. 모드리치는 엄청난 활동량과 민첩성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압박을 풀어 공격의 핵심이되고, 역습에 대한 수비 가담까지 탁월하여 현재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힌다.
2017년 기준의 주급을 다른 레알마드리드 선수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호날두, 베일에 이어 세번째로 연봉이 높은 선수로도 잘 알려져있다.
크로아티아 축구 협회의 회장인 다보르 수케르(Davor Suker)는 ‘한가지 확실한 점은, 그의 포지션에서 모드리치가 최고다’ 라는 말을 하며 모드리치의 실력을 인정하고 있다.
많은 축구 팬들은 항상 골을 많이 넣는 선수에게 주목하며, 수많은 매체들도 골 장면만 하이라이트로 보여 주곤 한다. 하지만 골을 넣기 위한 과정을 이끄는 선수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게 다반사다. 모드리치의 동료들은 그를 근면한 선수 일 뿐만 아니라, 좋은 두뇌, 차분함, 평정심을 바탕으로 경기에 대한 공헌이 탁월하며 동료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잘 드러난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대중, 언론들에게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모드리치도 올해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그리고 이번 2018년 올해의 선수 상을 받으며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항상 모든 프로세스에는 중심이 있기 마련이다. 그 중심이 외부 사람들에게는 큰 역할이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내부의 모든 사람들은 그 중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정말 중요하다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모드리치와 같이 큰 주목을 받지 않더라도 공격과 수비 사이에서의 쿠션 역활을 해주며 모든 팀원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은 어느 곳에서든지 꼭 필요한 인재라고 생각한다.
팀의 우승을 먼저 생각하는 인재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 있어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의 중심 인재가 꼭 필요하다. 팀원들과의 관계, 각기 다른 부서와의 관계, 다른 회사와의 관계, 이 모든 관계와 프로세스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쿠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진정한 인재가 아닌가 싶다.
개인의 기술이 엄청 뛰어나 회사에 큰 기여를 하는 사람들도 인재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위치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줘 결국 팀이 목표를 달성 할 수 있게 해 주는 사람이 진정한 인재이며 축구와 조직 뿐만 아니라 모든 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사람일 것이다.
모드리치처럼 과거의 큰 주목을 못 받았을 지라도 꾸준히 자신의 자리와, 역할을 착실히 수행한다면, 결국 그 사람의 공헌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날이 확실히 올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축하합니다. 모드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