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고 신나는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토끼와 거북이”는 기원전 5세기 살았던 역사가 헤르도토스의 “역사”라는 책에서 이미 소개되었다는 점에서, 곱씹어 볼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솝우화는 주로 동물을 의인화하여 간결하고 소박한 문체로 넘치는 재치와 풍자로 지혜와 교훈과 함께 처세술을 담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이솝우화는 이솝의 독창적인 산물이기보다 후대 대부분 덧붙여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공감하는 편입니다.
“토끼와 거북이”이야기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성공과 목표, 두 과제를 놓고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약삭빠른 재주보다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자기 실력만 믿는 사람보다 노력하는 사람이 낫다.”라는 등, 교훈할 때 자주 인용되는 우화입니다.
한편으로, 이탈리아 교육학자 마리아 몬테소리는 이솝우화를 재해석하여 아동교육에 접목시켰습니다. 그녀는 이솝우화에서 토끼와 거북이가 땅에서 경주하는 자체가 불공평하므로, 토끼는 땅에서, 거북은 물에서 달리도록 설정하였습니다.
반면, “시골 쥐와 서울 쥐”의 작가로 알려진 프랑스 라퐁텐은 “토끼와 거북이” 둘 모두를 강도 높게 비판하였습니다. 그는 당시 귀족들을 교활하고 약싹 빠른 토끼나 놀고먹는 베짱이로, 일부 백성을 거북이처럼 혼자 살겠다고 도망치는 이기주자로 간주하여 싸잡아 비판하였습니다.
이솝을 비롯한 후대 작가들은 시속 78㎞인 토끼와 시속 3㎞밖에 안 되는 거북이가 경주를 한 것이나 거북이가 처음부터 불리한 조건에서 경주한 이야기를 통해 무슨 교훈과 메시지를 주고자 한 것입니까?
“토끼와 거북이 경주”가 그러하듯 인생은 대부분 처음부터 불공정하고 모순된 환경에서 경주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강자에게 억압당하고 대우받지 못하는 약자의 아픔과 불공평함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