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가 궤도를 따라 달립니다. 궤도 앞에는 5명이 움직이지 못한 채 묶여있습니다. 그대로 두면 5명은 전차에 치어 죽게 됩니다. 그런데 전차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선로 변경기, 레버 옆에 당신이 서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레버를 당기면 전차의 방향은 바뀌고 5명은 살게 됩니다.
반면 방향이 바뀐 다른 궤도에는 1명이 움직이지 못한 채 묶여 있습니다. 당신이 레버를 당겨 궤도를 바꾸면 5명은 살게 되지만 1명은 죽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만날 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대체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습니다. 5명은 죽지만 당신은 법적으로 누구를 죽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둘째는 레버를 당기는 일입니다. 그러면 당신은 1명을 의지적으로 죽이게 했지만, 대신 5명의 생명을 살리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바로 1967년 영국 철학자 필리퍼 풋이 제시한 그 유명한 전차의 딜레마입니다. 하버드 대학 마이클 샌델 교수의 베스트셀러인 “정의란 무엇인가”에서도 이와 비슷한 주제를 다뤘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 제러미 벤담은 공리주의를 통해 이미 해답을 내 놓은 상태입니다. 요컨대 벤담은 “최대 다수의 최대행복”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반면 독일 임마누엘 칸트는 의무론적 입장을 취하면서 공리주의를 크게 비판하였습니다.
즉 칸트의 이론은 선로 변경기, 레버를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반면 벤담은 기꺼이 선로를 바꾸어야 한다는 이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