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영 에디터] #4 내 인생의 첫 독립: 집 구하기

[김유영 에디터] #4
내 인생의 첫 독립
집 구하기

당장 지낼 수 있는 호스텔만 예약하고 왔으니 한 학기 동안 지낼 집을 구하는 일이 가장 시급했다. 학교 안에 있는 기숙사는 당시 시가로 매 월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100만원이 훌쩍 넘었다. 교환학생 장학금으로 받은 돈으로는 왕복 비행기표만 구할 수 있었고 아직 학생이었으니 그 비싼 기숙사 생활은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어떻게든 환전해온 돈으로 버텨야 한다..!’
방값을 절약하기 위해 한 집을 빌려 각자의 방값을 내고 공동구역을 공유하는 형태인 “Piso” 형태의 방을 구하기로 결정했고 핸드폰을 개설하여 학교 주변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Habitación”이나 “Piso” 포스터를 읽어가며 방주인들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현지 사람들은 교육을 목적으로 천천히 발음해가며 내가 이해할 때까지 설명해주는 선생님이 아니다. 외국인이라고 스페인어가 아닌 영어로 말을 해주는 것도 전혀 없었다. 


전혀 해석이 불가능한 빠른 속도의 스페인어만 듣고 있으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어버버 하는 상황만 반복되었고 나는 전화를 걸 때마다 “Hablas Ingles? No hablo Español. (영어를 할 수 있나요? 전 스페인어를 못합니다.)” 를 기계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전화를 끊기 일쑤였으나 다행히도 “Yes, I can speak English”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 방문할 집 리스트를 정리할 수 있었다. 집을 구하는 일은 영 녹록지 않았다. 

 

학교와 거리가 가까우면 공동 구역인 화장실이나 주방관리가 엉망이었다. (앞으로 같이 살게 될 룸메이트들의 성향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으므로 공동구역의 청결은 내게 매우 중요했다.) 학교와 거리도 가깝고 깔끔하다 싶으면 방값이 내 예산을 훌쩍 넘었으며 방값이 적당하다 싶으면 룸메이트들은 스페인어만 구사하여 대화가 불가능했다.


의사소통, 가격, 거리, 위생상태..전부 만족할 집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기에 적당히 현실과 타협해야했다. 내게 중요한 것들을 우선순위로 정리해보고 학교와 거리는 멀지만 집을 실제로 관리하는 에이전시 담당자&룸메이트들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신축이라 깔끔한 어느 빌딩을 첫 집으로 결정했다. 


거리가 멀면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하면 될일 이었지만 앞으로 살면서 벌어질 각종 사소한 일들, 예를 들면 키를 잃어버린다거나 가전제품이 작동 안 한다거나 온수가 안 나온다거나 하는 일들의 해결이 더 중요했으므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가장 우선순위를 뒀다.


그렇게 아르헨티나에서 스페인으로 잠시 일하러 온 브루노와 오스트리아에서 온 교환학생 안나와 같이 집을 공유하며 발렌시아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집을 구하기 전에 임시로 머물렀던 호스텔. 조식이 제공되어 밥값을 아낄 수 있었다.

집을 구하기 위해 지도와 핸드폰, 스페인어 회화 책 한권을 들고 뛰어다녔던 어느날

집을 구하느라 고생한 나를 위한 선물! 한국에서 가져온 귀중한 라면 한봉지를 뜯었다.

김유영 에디터

한국에서 경영대를 졸업하고 2010년부터 IT회사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업으로 삼고 일하다가, 현재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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