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MBA에 진학하는 이유는 각 사람마다 다양하기 때문에 정답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커리어 체인지나 보다 높은 연봉과 승진 기회를 노리는 분이 있는가 하면, 해외 근무와 같은 근무/주거지의 변경 등이 주된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의 경우 동문의 숫자 및 네임벨류 등의 측면에서 미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으며, 단일 국가로서 전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이기 때문에 향후 커리어 상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론적 기대값 외에도, 다양한 경험과 글로벌 인재들과의 교류 및 경쟁, 향후 네트워크 등역시 해외 MBA진학의 주된 이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의 비즈니스 스쿨들은 최소한 이런 부분의 ‘다양성’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으며, 이는 스페인이란 나라의 지정학적 위치와 과거로부터 쌓아온 문화적/역사적 유산에 기인합니다.

스페인은 과거 제국시절 수많은 해외 식민지를 경영하였으며, 브라질을 제외한 중남미 국가 전부는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어는 중국어에 이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이며, 중남미 국가들은 이를 토대로 문화를 쌓아온 만큼 스페인이라는 나라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스페인의 MBA 역시 전세계 공용어인 영어로 모든 수업 및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지만, 남미권 학생들에게 미국이나 영국 대비 저렴한 스페인의 MBA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많은 유럽국가들이 그렇듯이, 스페인의 위치는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지까지 이동하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때문에 같은 EU 출신의 학생들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의 학생들 역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교 스스로가 ‘다양성-diversity’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학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비즈니스 스쿨 대비 유럽 비즈니스 스쿨들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제가 다녔던 IE의 풀타임 MBA인 International MBA의 경우 75개국의 학생들이 같이 수업을 들었으며, 학생들 구성 역시 유럽과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등 모든 대륙에 걸쳐 분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