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페인, 정전 시 모바일망 4시간 유지 추진…통신·디지털 인프라 복원력 강화

스페인 정부가 정전 발생 시 이동통신사가 최소 4시간 동안 모바일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유지하도록 하는 새 왕령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휴대전화망 규정이 아니라 전자통신망과 일부 디지털 인프라의 보안·복원력을 강화하는 제도다. 적용 대상은 주요 통신사뿐 아니라 해저 케이블, 위성 시스템, 데이터센터, 인터넷 교환점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디지털 인프라 사업자까지 포함된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모바일망 4시간 유지 의무는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되며, 첫해에는 인구의 50%, 둘째 해에는 65%, 셋째 해에는 75%를 대상으로 한다. 중간 수준 시설은 정전 시 최소 12시간, 전국 단위 핵심 통제센터는 최소 24시간 가동해야 한다.

스페인 정부가 정전 발생 시 이동통신사가 최소 4시간 동안 모바일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유지하도록 하는 새 왕령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상황에서도 긴급 연락, 재난 안내, 공공서비스 접근이 가능하도록 전자통신망과 디지털 인프라의 복원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오스카르 로페스 스페인 디지털전환·공공기능부 장관은 2026년 6월 25일 DigitalES Summit에서 Real Decreto de Seguridad y Resiliencia de las redes y servicios de comunicaciones electrónicas y determinadas infraestructuras digitales, 즉 전자통신망·서비스 및 일부 디지털 인프라 보안·복원력 왕령을 통해 새로운 의무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동통신사는 정전 상황에서 스페인 인구의 75%에 대해 최소 4시간의 모바일 커버리지를 유지해야 한다. 이 의무는 한 번에 전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왕령 발효 첫해에는 인구의 50%, 둘째 해에는 65%, 셋째 해에는 75%가 적용 대상이 된다.

이번 발표에서 확인된 최종 기준은 75%다. 2025년 12월 공개 협의 단계의 초안에서는 모바일망 4시간 유지 대상을 인구의 85%로 설정했지만, 이후 업계 협의와 법령 검토 과정을 거치며 최종 발표 기준은 75%로 조정됐다. El País는 통신업계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기존 85% 기준에 반대했고, 정부가 최종적으로 75% 기준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왕령은 정전 시 휴대전화망을 4시간 유지하는 규정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스페인 디지털전환부가 공개한 법령안은 전자통신망, 전자통신 서비스, 일부 디지털 인프라를 비상 상황에서 필수 서비스로 분류하고, 보안·복원력 계획, 전력 자립 조건, 사고 보고 체계, 긴급통신 연속성 등을 포함한다.

적용 대상도 일반 이동통신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스페인 내 통신사업자와 함께 해저 케이블, 위성 시스템, 데이터센터, 인터넷 교환점 등 디지털 인프라 운영 주체도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왕령 적용 대상이 된다. 구체적으로는 이용자 수가 50만 명 이상이거나 연간 수입이 5,000만 유로를 초과하는 사업자, 핵심 사업자로 지정된 사업자, 긴급통신 또는 공공경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 등이 포함된다.

법령안은 국가안보와 국방에 연결된 통신망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민간 전자통신망과 디지털 인프라의 보안·복원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되, 국가안보·국방 관련 네트워크는 별도 규정 체계 안에서 다룬다는 의미다.

정전 시 유지해야 하는 가동 시간은 시설의 중요도에 따라 다르게 설정된다. 여러 지역이나 자치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간 수준 시설은 전력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최소 12시간 동안 운영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전국 단위 네트워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1급 필수 시설, 예를 들어 네트워크의 중앙 지능이 집중된 핵심 통제센터는 최소 24시간 동안 가동이 보장돼야 한다.

일반 시설에는 최소 4시간 운영 기준이 적용된다. 모바일 네트워크의 경우 이 4시간 기준을 통해 일정 비율 이상의 인구가 정전 상황에서도 통신 커버리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통신사는 음성, 데이터, 특정 기술 방식, 중요 공공서비스와 연결된 시설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112 긴급전화와 공공경보 시스템도 주요 대상이다. 왕령안은 112 긴급센터와 공공경보 시스템의 통신 연속성을 강화하는 데 별도 초점을 두고 있다. 해당 센터에 연결성을 제공하는 사업자는 보안·복원력 계획을 마련해야 하며, 고정망과 이동망을 함께 활용하거나 여러 통신사업자를 통해 서비스를 받는 등 대체 통신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

이 조항은 대규모 정전이나 통신 장애 상황에서 긴급 신고와 공공경보 기능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112 긴급센터는 시민의 응급 신고를 접수하는 핵심 창구이며, 재난 상황에서는 공공경보와 정부 안내가 시민 안전과 직접 연결된다. 특정 네트워크나 기술에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통신 경로를 통해 신고 접수와 경보 전달이 가능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왕령 추진은 최근 스페인과 유럽에서 발생한 여러 대형 사고와 관련이 있다. 스페인 디지털전환부는 코로나19 팬데믹, 라팔마 화산 분화, 2024년 발렌시아 지역을 강타한 DANA, 그리고 2025년 4월 이베리아반도 대규모 정전이 통신망과 디지털 인프라의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2025년 4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은 전력망 장애가 통신, 교통, 금융, 상업 활동, 공공서비스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전력 공급이 끊기면 통신 기지국과 관리센터도 영향을 받을 수 있고, 통신망이 흔들리면 시민은 긴급 신고, 가족 연락, 대중교통 정보, 정부 안내 확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전 상황에서 이동통신망은 단순한 편의 서비스가 아니다. 시민은 휴대전화를 통해 가족과 연락하고, 응급 신고를 하며, 재난 안내와 교통 정보를 확인한다. 모바일 데이터와 음성 통신은 전력 장애, 산불, 폭우, 폭염, 대형 사고 같은 상황에서 시민 안전을 유지하는 기본 인프라 역할을 한다.

여행자와 외국인 거주자에게도 통신망 유지가 중요하다. 여행자는 지도, 번역, 항공·철도 안내, 숙소 연락, 현지 뉴스, 대중교통 정보를 휴대전화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유학생과 장기 체류자는 학교, 숙소, 가족, 행정기관과 연락해야 할 수 있다. 언어와 행정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은 비상 상황에서 모바일 연결이 끊기면 정보 접근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왕령안은 사업자에게 보안·복원력 계획 제출도 요구한다. 디지털전환부의 공개 협의 자료에 따르면 대상 사업자는 일반 보안계획과 함께 네트워크, 서비스, 사고 유형별 세부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 계획에는 위험 분석, 우선 조치, 전력 자립 조건, 사고 대응 방식 등이 포함된다.

사고 보고 체계도 강화된다. 정부 초안은 중대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가능한 빠르게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초기 통지를 사건 발생 후 최대 1시간 이내에 하도록 하고, 이후 중간 보고, 최종 보고, 상세 사후 보고를 제출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사고의 원인, 영향, 조치 내용, 향후 개선 사항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감독은 스페인 통신·디지털인프라 담당 국가기관이 맡는다. 디지털전환부는 통신·디지털인프라 국가사무국이 의무 이행을 감독하고, 중앙정부, 자치주, 유럽 및 국제기관과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네트워크 보안·복원력 조정 테이블을 만들어 사업자, 행정기관, 관련 주체 간 협의와 모의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CNMC도 이 법령안을 검토했다. 스페인 시장·경쟁위원회는 2026년 3월 발표에서 법령의 목적이 자연재해, 사이버공격, 전력 공급 중단 같은 심각한 상황에서도 통신망이 계속 작동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CNMC는 보안·복원력 강화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사이버보안·핵심 인프라 규정과 중복되지 않도록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NMC는 또한 적용 대상 기준, 일부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의무 범위, 보안계획, 사고 보고 체계, 제재 체계, 시행 일정 등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네트워크 모바일 시설의 에너지 자립 의무는 단계적 시행과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기술 대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사업자 간 로밍, 중장기적으로는 위성망 백업 같은 방안도 언급됐다.

통신업계에는 투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정전 시 일정 시간 동안 네트워크를 유지하려면 기지국, 관리센터, 핵심 통제시설에 배터리, 발전기, 대체 전력 장치, 원격 관리 시스템을 설치하거나 보강해야 한다. 도심, 농촌, 산악 지역, 섬 지역은 인프라 조건이 서로 달라 비용과 기술적 난도가 다를 수 있다.

초기 초안 단계에서는 정부가 비용을 5,100만~7,300만 유로 수준으로 추정한 것으로 보도됐지만, 업계는 일부 도시 환경과 기지국 설치 조건을 고려하면 실제 비용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2026년 6월 발표에서 모바일 커버리지 대상이 85%에서 75%로 낮아진 배경에는 이런 비용 부담 논의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규제는 전력망과 통신망을 별개의 인프라로만 보지 않고, 비상 상황에서 서로 연결된 필수 인프라로 관리하려는 방향을 보여준다. 전력이 끊기면 통신망이 영향을 받고, 통신망이 끊기면 응급 신고, 구조 요청, 교통 안내, 의료 대응, 공공경보 전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최소한의 통신 지속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재난 대응의 핵심 과제가 되는 이유다.

다만 4시간 커버리지가 모든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정전이 장기화되면 더 긴 전력 백업과 현장 대응이 필요하다. 많은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하면 네트워크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최소 커버리지 기준과 함께 트래픽 우선순위, 긴급통신 경로, 공공경보 시스템, 위성 백업, 사업자 간 협력 체계가 함께 중요하다.

시민과 여행자도 기본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보조배터리, 오프라인 지도, 숙소 주소 저장, 긴급 연락처, 여권·체류증 사본, 현금 일부 준비는 정전이나 통신 장애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모바일 네트워크가 일정 시간 유지되더라도 개인 단말기의 배터리가 부족하면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페인에서 유학하거나 장기 체류하는 사람은 거주 지역의 비상 안내 채널도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자치주, 시청, 대학교, 숙소, 교통기관은 비상 상황에서 별도 안내를 제공할 수 있다. 대규모 정전이나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 공식 채널을 우선 확인하고, 통신이 가능한 동안 필요한 정보를 저장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왕령은 아직 최종 시행된 법령이 아니라 정식 처리 절차가 진행 중인 규제안이다. 스페인 정부는 2026년 말 이전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종 승인 과정에서 세부 기준, 적용 일정, 비용 부담, 기술 기준, 감독 방식이 추가 조정될 수 있다.

향후 핵심 쟁점은 최종 법령 승인 시점, 75% 모바일 커버리지 기준의 세부 산정 방식, 통신사별 투자 계획, 데이터센터·해저 케이블·위성·인터넷 교환점 등 디지털 인프라 사업자의 적용 범위, 112 긴급센터 연결성 기준, 중간 시설과 1급 핵심 시설의 분류 방식이다. 스페인의 통신·디지털 인프라 정책은 앞으로 재난 대응, 도시 안전, 관광 안전, 외국인 체류 환경과 함께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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